마땅히 적을 곳이 없어서(짧은 끄적임)

ITF 860일차 ㅡ 몸이 아프고 둔할지라도

by Aner병문

일곱번째 아들로 태어나 별다른 뜻도 없이 칠七 외자 한 글자 이름으로 살아온 그는 늙도록 처자식도 없이 평생 거지로 살면서도 식탐이 심해 검지손가락 하나를 자르고, 건장한 몸에 배만큼은 툭 튀어나왔다고 했다. 그러고도 미식을 즐기는 버릇만은 고치지 못했다고 하는데, 중국 남북방의 거지들을 통솔하고, 강공 중 강공인 항룡십팔장과 타구봉법에 정통하며, 평생 오백서른한명의 악인을 손수 죽였으나 단 한 번도 헛된 살생은 저지른 적 없다는, 위풍당당하고 늠름한 개방의 방주 홍칠공이 바로 그다.


비록 살이 많이 빠지고, 예전보다 몸놀림이 좋아졌다지만, 나 역시 술배는 쉽사리 줄지 않는다. 몸 자체를 다듬는 무공이 아니므로, 단지 태권도에 어긋나는 움직임을 걷어낼 뿐이다. 한 발 준 뒤 뛰어뒤돌아옆차찌르기ㅡ통상 턴차기는 고개를 숙이지 말고 시선이 먼저 가야하고, 광개 틀의 올려막기는 어깨 이상 팔이 오르면 안된다. 무엇보다 숨이 터지고 진이 빠지도록 동작을 크게 뻗어서 장전된 힘을 멀리까지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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