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꾸준히 책을 읽긴 한다.
남자는 마땅히 다섯 수레 분량의 글은 읽어야 한다. 책을 읽으면 책띠가 세 번 끊어질 정도로는 읽어야 한다. 스스로 억만번 책을 읽었다 자부하던 김득신 같은 이도 있고, 평생 책을 읽다 눈이 먼 보르헤스 같은 이도 있다. 그러므로 무공이든 학문이든 다 얕고 부끄러워서 나는 늘 책을 지고 다니며 티내듯 책을 읽고, 어떤 날은 정말로 폭음하듯 책을 꾸역꾸역 읽는다. 책은 원래 내 스스로에게 읽혀주는 것이므로, 누구 눈치도 아니 보고, 커피도 마시고, 술도 마셔가며, 밑줄 찍찍 책장 너덜대도록 읽어댄다. 저 슈베르트는 그토록 좋아하던 음악으로 돈을 벌어먹어야 했기에 그 비극을 경고했지만, 카프카는 그래서 늘 돈 안 벌리는 글을 밤새워 재미나게 썼나보다 아, 그러고보니 내 습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