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claw를 어디에 써야 할까

비개발자 회사원의 Openclaw 사용기

by 이상민

AI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최근 이런 뉴스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AI들이 단체 대화방에 모여 인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다."


이 대화방의 정체는 'Moltbook'이라는 AI 에이전트 전용 SNS다. 그리고 이 Moltbook이 탄생하게 된 기술적 배경 중 하나가 바로 오늘 이야기할 OpenClaw 같은 오픈소스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다.


이전에도 AI 에이전트는 있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한 달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바이럴이 되었고,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에이전트를 개인이 직접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었다. 평소 즐겨 듣는 AI 팟캐스트와 주변의 테크 기업 창업자분 (이 중 한 분과 저녁 먹으면서 시도해 보기로 결심을 굳혔다) 들이 이 OpenClaw에 완전히 빠져 있는 것을 보고, 나 역시 "한번 제대로 써봐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다만, 이 시점에서도 아직까지 내가 적용해보고자 하는 use case는 전혀 찾을 수 없었고,

그렇기에 나도 최소 비용으로 진행해 보기로 했다.


준비물은 다음과 같았다.

- Mac Mini 8세대 i5, 8GB RAM : 중고로 46만 원으로 구매

- AI 모델은 GPT-5.4 API 구독

- 집에 있던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

- 새로 생성한 텔레그렘 계정 : 에이전트와의 소통 창구


설치 가이드는 내가 자주 듣는 팟캐스트들의 진행자인 서로 자매 팟캐스트가 되어버린,

Claire Vo의 이 글을 참고했다.


Cursor 나 Antigravity 사용 때부터 터미널 환경은 익숙했기에, 터미널 활용 자체는 어렵지 않았지만, 다른 곳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바로, iOS.

난 평생을 Window를 사용해 왔고, Mac 은 이번 처음 사용이었다.

Openclaw 설치에 앞서서 Mac 은 왜 마우스가 내 생각대로 스크롤 안되는지, 파일은 어디서 찾고 지워야 하는지 등에서부터 엄청 헤매기 시작했다.


다행히 걸음마 스텝을 잘 통과하고, 본격적으로 설치 시작.

위에 있는 글을 참고로 진행하면 어려운 부분은 크게 없었다. 유일하게 고민되는 부분은 AI 모델을 어떤 것을 붙일지에 대한 결정.

성능을 제대로 체감하려면 너무 저렴한 모델은 쓰면 안 되었고, Openclaw로 뭘 할지 아직 정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최고사양을 붙이는 건 비용 낭비가 분명했다.

그래서 최고는 아니지만, 최고에 가까운 사양이 바로 GPT 5.4였다.


그다음 막혔던 부분은 Openclaw의 페르소나를 부여하는 부분.

이 녀석에게 무슨 일을 시킬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페르소나를 부여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Claude에 넣어놓은 CLAUDE.md 파일을 그대로 적용하자니 제약이 심한 것 같고,

가족과 개인일과 회사일에 모두 쓰자니 지나치게 범위가 커져서 성능이 떨어질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일단은 내 개인 업무와 회사일을 적절히 도와줄 수 있는 Personal Assistant 수준의 페르소나를 세팅해 놓고, 나중에 업데이트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후 텔레그렘 연동 (텔레그램도 이번에 처음 사용해 봤다)과 기타 이런저런 셋업을 마무리한 후, 드디어 Openclaw 운영 시작.


그리고 내 첫 질문과, 그에 대한 Openclaw의 답은 아래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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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어지는 며칠 동안 다양한 질문을 해보고, 그에 대한 답변을 받아봤다.

하지만 여전히 뾰족한 사용처를 찾을 수 없었다.

그 이유는 Openclaw의 역량 부족이 아니라, 다른 2가지 이유였다.


1. 접근 권한 설정

나는 Openclaw에게 내 계정에 직접 접근 가능하도록 연동시킬 의향이 없었다.

링크드인에도, 지메일에도, 인스타그램에도, 어느 것 하나 AI 가 나를 대신해서 액션을 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에 팟캐스트에서 나오는 다양한 자동화 시도를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예를 들어, '쿠팡에 접속해서, 3만 원 이하로 판매하는 초등학교 2학년이 볼 수 있는 영어책 중 평점이 4.0 이상인 제품을 찾아서 장바구니에 넣어줘'라는 작업도 충분히 구현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1) Token 소모가 상당할 것 같고 (=비쌀 것 같고), 2) 쇼핑을 굳이 자동화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며, 3) 내 쿠팡 계정과 결제 정보를 AI에게 공유하고 싶지 않다.


2. 이미 사용 중인 다른 AI Tool

예를 들어, 매일의 테크 트렌드를 자동으로 취합해서 업데이트해달라는 작업은 이미 노션 Custom Agent로 구축해 놓아서 받고 있었고, 비슷한 형태로 내가 필요한 업무상 자동화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개별적인 AI 툴에서 보다 정교하게 작업해 놓을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Openclaw를 사용해서, 내 돈 (API 비용)을 써서 뭔가를 만들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실험은 계속해 나갔고, 보다 적절한 진행을 위해 Openclaw에게 내가 누군지를 보다 잘 학습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한 것은 두 가지.

내 링크드인 프로필 (=이력서)을 읽게 했고, 내가 써둔 브런치의 글들 중, 업무 관련 접근 방법 및 최근의 내 관심사를 잘 설명해 주는 글들을 골라서 Openclaw 가 읽게 했다.


이를 바탕으로 Openclaw는 내 선호도와 관심도를 보다 잘 이해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답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실험을 계속해나갔다.


그러다가 눈이 뜨이는 몇 가지 순간들을 경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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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주 하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요청하자, Openclaw는 이것을 원칙으로 만들고 이후에 나와의 대화에서도 지속적으로 이 원칙을 감안하여 답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클로드 코드에서의 CLAUDE.md 파일과 동일한 게 아니냐라는 질문을 할 수 있지만, 단기기억 vs 장기기억의 면에서 차이가 있다.


Claude Code를 예로 들면, 전반적인 지침이 담긴 CLAUDE.md 파일과 각 프로젝트별로 구체적인 지침을 준 CLAUDE.md 파일 등으로 나눠서 관리할 수 있지만, 컨텍스트가 커지면 AI 응답의 퍼포먼스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HANDOFF.md 파일을 사용해서 새로운 세션을 열어서 대화를 이어 가거나, compact 등을 이용해서 대화를 압축하는 등의 방법을 택한다. (Claude는 여기에 이제 과거의 대화를 기억해 놓고 답변에 참고하는 memory 기능까지 추가한다) 하지만 Openclaw는 1개의 대화창에서 모든 대화를 끊임없이 이어가도, 맥락을 놓치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다. 그 이유는 Openclaw 가 설치된 환경이 내 Mac Mini이며, 이 안에 수없이 많은 텍스트 파일들로 내 선호도, 과거 작업 결과, 자주 쓰는 명령 등이 보관되어서 AI 가 필요할 때 참고해서 읽고 답변에 참고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이 부분이, 내가 지금까지 실험에서 내게 가장 큰 이점을 준다고 느끼는 포인트였다.

Openclaw를 사용하기 전에는 주제에 따라, 혹은 원하는 답변의 수준에 따라 서로 다른 AI 툴에 들어가서 개별적인 질문을 해야 했던 반면 - 그리고 이 각각의 AI 툴에 내가 원하는 개별적 페르소나르 미리 심어두기도 해야 했고 -, Openclaw를 사용한 다음부터는 Telegram에 내가 원하는 질문을 하면 과거 모든 맥락을 감안해서 답변을 주었고, 대화가 진행되며 새롭게 파악되는 정보를 지속적으로 본인의 기억에 업데이트하고 있었기에, 실제로 Assistant와 일하는 것에 가까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후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Openclaw를 통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조금씩 Openclaw의 가능성을 더 확인하고 있지만 여전히 보안 관련해서 계정을 줄 생각이 없는 나에게는 확장에 한계가 느껴지고, 동시에 업무가 복잡해질수록 늘어나는 API 사용액에 대한 부담이 동시에 느껴지기도 했다. 약 3일 만에 OpenAI API를 30달러 정도 썼고, 지금처럼 쓰면 한 달이면 30만 원 이상이라는 의미였기에, 4월 15일까지 이대로 사용해 보고, 이후에 비용이 부담된다면 한 단계 낮은 모델로 변경하기 위해 Openclaw에 리마인더를 세팅해 두었다.



첫 질문으로 돌아가서.

Openclaw를 어디에 써야 할까?

아니, 누가 어떤 상황에서 써야 정말 효과적일까?


1인 혹은 매우 소규모 인원의 사업자로서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하고, 각종 반복 수기 작업이 많은 사람이라면.

회사에서 지원받는 AI 툴이 없어서, AI 툴을 Openclaw를 중심으로 세팅하는 것이 비용 및 퍼포먼스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클라우드에 기밀 정보를 올리는 것이 부담이어서, 모든 정보와 데이터를 로컬 (=Mac Mini)에 저장하는 것이 편한 사람이라면.

그렇다면 이 분들은 Openclaw를 통해 정말 높은 수준의 효율성을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반면 나와 같은 사람이라면 - 회사에 이미 다양한 AI 툴이 존재하고, 보안에 대해 상대적으로 민감하며, 하지만 다양한 논의를 깊게 해야 할 상대방이 단 한 명 필요하다면.


이때 Openclaw는 전반적인 효율성 향상 측면이 아닌, 내 전반적인 내용을 알고 있으면서 높은 수준의 논의를 할 수 있는 Assistant 역할로서 적절한 사용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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