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면 부활절이다. 예수님의 죽음을 묵상하는 성주간을 보내고 부활을 기린다. 우리는 예수님이 돌아가셨기 때문이 아니라 부활하셨기 때문에 그를 믿는 것이라고 하신 신부님 말씀이 마음에 남는다. 천주교는 하느님이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셨다고 믿는다.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나이가 드니 그 말이 예사롭지 않다. 그럼 우리의 죽음 이후에 또 다른 삶이 이어진다는 말인지. 천국과 같은 시공간이 따로 있다는 것인지. 모태신앙이지만 이런 것들에 대해 자세하게 들어본 적은 없다. 성경에 씌여 있는 것도 아니고 임사체험이라도 찾아봐야 하나. 한 때 임사체험에 관심을 가진 적도 있다. 인생수업을 쓴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책을 탐독하기도 했다. 그녀의 책 <사후생>은 내가 좋아하는 책 중의 하나이다. 죽음을 다리 하나를 건너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녀는 상징적으로 비유하자면 죽음은 그저 한 집에서 더 아름다운 집으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한다. 고치(몸)가 회복 불능의 상태가 되면 나비(영혼)가 태어난다고. 나도 왠지 죽으면 이 세상 모든 지혜를 알 수 있고 우주의 신비를 모두 알 수 있을 것 같다. 신의 경지처럼 말이다. 정말 그럴까. 천주교는 이런 것에 너무 빠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지난 번에 이야기했듯 예수님도 현재를 살라고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그분이 왜 돌아가실 수 밖에 없었는지 우리의 죄를 씻기 위해 그렇게 하셨다는 것을 믿는지. 그런 것들이 더 화두가 된다. 인간은 너무 많은 한계를 가진다. 코 앞의 일도 알 수 없으니 말이다. 어쩐지 조용한 그대. 무얼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삶과 죽음에 대해 관심 많은 그대의 생각은 어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