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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aves

습작을 발표하고 합평을 받는 건 누군가에게는 즐거움이고 누군가에게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 실제로 초창기 합평을 하고 기분이 나빠져서 다른 팀으로 옮겨간 회원도 있고 합평하는 방식을 좀 더 체계적으로 바뀌아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둘 다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니었다. 나도 은근히 상대의 기분을 배려하지 않고 정곡을 찌르는 스타일이어서 예전에 소설 합평할 때도 칼 같은 합평을 한다고 박상영 작가에게 한 마디 들었다. 이번 사태 후 나도 태도를 바꾸어 칭찬을 많이 하고 합평하는 당사자가 자존심 상하지 않도록 조심해서 하는 쪽으로 바꾸었다. 가끔 웃지 못할 일도 일어나는데 이번에 내가 발표한 내용 중 태양이 가까워 오면서 봄이 온다는 이야기를 적었는데 논란이 되었다. 정말 봄이 태양이 가까워 와서 봄이 되는 것인가 하는 질문이 나왔다. 이 빈약한 지식에 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써놓고 왜 이게 논란이 되는지 당황했다. 상식의 부족인가? 자연현상에 대한 무관심인가. ㅋ 여하튼 정확히 알고 싶다는 의견들이었다.

오늘은 산책을 하고 도서관과 우체국을 다녀왔더니 살이 빠져 있었다. 와우. 운동을 이기는 것은 없다. 어제의 채식 식단 덕분인지도. 봄이 되니 사람들이 부지런해 진다. 내가 아는 사람들은 다들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여념이 없고 동이리도 또 들었다고 한다. 겨우겨우 도서관 가는게 낙인 나는 빌릴만한 책이 없어서 도서관에 꽂혀 있는 식물관련한 책을 두권 가지고 왔다. 아무래도 이것저것 보면서 기록을 해야 내 글이 나올 것 같다. 요즘 뭐든 재미가 없고 심드렁해서 너무 힘들다. 열정적으로 하는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아르바이트나 해볼까. 장사도 안되고 낙이 될만한게 없다. 나이는 드는데 나는 여전히 갈팡질팡이다. 나이가 든다고 저절로 현명해지는 것은 아니다. 나만의 무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만의 논리와 지식. 과연 가능할 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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