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시작될때부터 쓰기 시작했던 일기를 뒤적여 보았다. 내가 바라는 것은 오직 평화. 그리고 그 바람에 따라 평화로운 하루가 이어졌다. 여행, 전시회, 도서관 등 가고 싶었던 곳을 순회하며 즐거운 한해를 보낸 것 같다. 벌써 올해가 몇개월 남지 않았다는 것이 놀랍다. 결국 수필을 많이 쓰겠다던 나의 결심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수필을 쓸만큼 마음의 여유도 시간도 없었던 것 같다. 정해진 시간에 글쓰기라도 해야할까보다. 요즘엔 일찍 자게 되어 밤시간을 활용하지 못한다. 물론 잠을 잘 자고 나면 기분이 좋기 때문에 잠을 줄일 생각은 없다. 수필이란게 숙제하듯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밀린 일기를 쓰듯 써야 된다면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솔직하지 못할 것 같다. 어제한 생각인데 나민애 교수님 말씀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커피, 산책, 나무, 영화, 음악, 먹는 것 등 최소한 막힘없이 쓰게 되지는 않을까.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럼 글과 함께 사진도 실을 수 있을텐데... 내 핸드폰 카메라를 좋아한다. 보급형인데 카메라 사양만 한시적으로 프리미엄급으로 높인 버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한번 핸드폰을 바꾸었다가 중고로 팔아버리고 다시 이전에 쓰던 핸드폰을 사용하게 되었다. 부디 오랫동안 고장나지 않고 쓰게 되길... 비가 많이 내린다. 아까 산책 다녀오길 잘 했다. 햇볕이 없는데도 땀이 비오듯했다. 덥고 습한 날씨다. 여행을 가려고 한다. 내가 바라는 곳은 따스한 햇사이 비치고 수영을 할 수 있는 바다가 있는 곳이다. 올해는 수영을 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습기의 힘을 얻을 수 없었다. 그저 비가 올때 뿐이었다. 발리에 갔을 때가 떠오른다. 대체로 날씨가 좋았다. 풀빌라에서 수영을 하고 아융강에서 한시간이나 래프팅을 했다. 내가 해외에선 산다면 파리나 발리를 선택핼 것이다. 둘 다 각자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내겐 신비스런 곳이다. 그런 날이 오려나. 파리라면 노천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미술관에 갈 것이고 발리라면 해변가에 누워 있을 것이다. 올해는 첫눈이 언제 오려나. 지난 해에 11월 달도 여름처럼 더웠던 것이 생각난다. 내 방에는 두개의 그림이 있는데 모두 눈 내린 마을 풍경이다. 특별히 의도한 건 아닌데 걸어 놓고 보니 그렇다. 눈 쌓인 하얀 세상을 만나고 싶다. 눈길을 걸으며 뽀드득하는 소리를 듣고 싶다. 눈에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었던가. 눈 내린 숲을 거닐었던 생각이 난다. 문득 진관사나 은평한옥마을에 가고 싶다. 아이가 어렸던 내가 젊었던 그 시절. 그곳에 가면 만날 수 있을까. 나는 그때보다 더 행복한 걸까. 사실 그때도 행복한 줄 잘 몰랐던 것 같다. 아마도 누군가는 지금 나의 삶을 동경할지도 모르겠다. 우주는 특별히 누군가를 사랑하지도 특별히 미워하지도 않는다는 말이 있다. 왜 내게 이런 일이 ... 라고 할 때가 있지만 누군가 저주해서 일어난 일이 아니란 말이다. 그저 모든 것은 바라는대로 이루어질 뿐이다. 지금 생각하니 더더욱 그렇다. 내게 일어난 일은 나의 생각을 초월한다. 내 생각보다 긍정적인 날들이 펼쳐진다. 나는 우주의 리듬을 타고 있는 것 같다. 좀 더 꿈꾸어도 될 것 같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