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떠나서 가장 아쉬운 점은 북한산을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아이가 18개월 됐을때부터, 그러니까 겨우 걷기 시작했을때부너 나는 다른 엄마들과 북한산을 놀이터 삼아 일주일에 한 두번은 가곤 했다. 꼬마 숲동이는 2년간 숲속자연학교는 3년간. 총 5년 동안 드나들었으니 집 앞 놀이터보다 더 친근할 수 밖에 없었다.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북한산. 그 아래 텃밭을 빌려 채소들을 키우기도 했고 가까운 진관사에 들러 공양을 하거나 여름에는 진관사 주변 시냇가에서 여름을 보내기도 했다. 유명한 산 근처이기에 맛집도 많았고 카페도 많았다. 그렇게 자연을 가까이 한다는 건 계절의 변화와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때만 해도 내 내면은 우울했고 어딘가 항상 몸이 아팠다. 그럼에도 도시락을 싸들고 둘레길을 걷고 텃밭을 일구었다. 지금도 난 3월이 오면 왠지 산에 가야할 것 같다. 진달래 화전을 해먹고 목련차를 마시던 그때. 그 행복감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나민애 선생님은 내 글에서 북한산을 언급하는 것을 보고 사실 할말이 굉장히 많은데 아끼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다. 어쩌면 그렇게 정확하신지 글을 쓴 나조차 놀랐다. 그것이 자양분이 되어 내 글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있다. '숲 속에서의 하루''나목''내 안에 부는 바람' 모두 수상을 한 수필인데 내가 쓴 글 중에서 유독 자연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한 수필들이다. 그러니까 심사를 한 사람들도 자연에 관해서는 내 글이 다른 이들보다 주목할만하다고 생각한 것일테다. 한동안 내 모든 것을 쏟아 부은 것 같아 더이상 쓰지 못한 기간도 있었다. 그럴 때 쓴 글이 '내 안에 부는 바람'이다. 그걸로 동서문학상을 탔는데 자연이 나의 소원인 동서문학상 수상을 도와준 셈이다. 내 글을 보는 사람들은 모두 나더러 자연에 관해 쓰라고 한다. 내 글이 볼만한 것일까. 내 글을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나는 주위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사실 난 다른 사람의 수필을 잘 읽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좀 읽고 싶다.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그런 생각의 가치가 글에 어떻게 표현이 되고 있는지. 여하튼 글이 안써질때 쓴 글도 수상을 했으니 이게 웬 떡인가 싶다. 이제는 공모전용 글을 쓰기보다 내 안에서 하고 싶은 말을 찾아야 할 것 같다. 내가 왜 자연에 의지할 수 밖에 없고 자연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과거에 내가 한 행동 중 숲동이는 정말 늘 나를 뿌듯하게 한다. 언제 가더라도 나를 반겨주는 존재들이 있어 살만하다고 할 수 있다. 내년에는 또 어떤 글을 쓰게 될지 나도 궁금하다.
과거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뭘까. 가슴이 시키는대로 따라라. 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