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by leaves

오랜만에 넷플릭스를 다시 가입했다. 소문으로만 듣던 드라마나 영화들이 많았는데 왠지 자극적인 것들은 그다지 보고 싶지가 않았다. 별일도 아닌 것에 자극 하나로 초 집중하게 만드는 이야기들. 보고나면 무슨 생각을로 봤는지 스스로도 킬링타임이었다고 말할 그런 드라마와 영화도 많았다. 오늘은 밝은 이야기가 그리웠다. 너무 외국영화만 보며 살다보니 외국영화 중에서 크리스마스나 로맨틱코미디를 소재로 삼은 것이 오히려 친근감이 갔다. 영화를 보면서 어떤 남자가 과연 좋은 남자일까 생각해 보게 됐다. 물론 내게는 더이상 기회가 없지만 말이 잘 통하고 다정한 사람을 나는 좋아하나보다. 사람은 오래 만나봐야 아는 것 같다. 정말 나를 존중하고 아껴주는지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일깨워주는 그런 남자가 내 이상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상형은 이상형일뿐. 실제로 그런 사람은 드라마나 영화에만 존재하는 게 아닐까. 처음 만날 땐 나를 만나게 된 것만으로 운이 좋다고 생각했던 남자가 시간이 지나고 서로에 대해 더이상 신비감이 없을때 함부로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재밌는 것은 내가 가장 인기가 많았을때 정작 내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누구도 나에게 말걸어 오는 사람이 없었다. 영화 촬영현장에서 나를 좋아하는 남자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다들 꽁꽁 숨기고 있었나보다. 내가 거절할까봐 그랬을까. 로맨틱 코미디에는 로맨틱한 상황만 있지는 않다. 그럼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오해와 갈등은 필수다. 난 왜 이 나이까지 로맨틱코미디를 찍고 있는 건지. 너무 로맨틱해서 실성할 지경이다. 내가 생각한 로맨틱은 이게 아닌데. 정말 바라는대로 이루어질까. 올해 참 무사히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연말에 계속 액땜을 하고 있다. 이 영화의 끝은 어딘지. 벌써 끝났는데 나만 모르고 있는 건지. 참 헷갈리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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