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

by leaves

여름밤 사이를 산책하고 돌아와 보리차 한잔을 마신다. 여름에 너무 잘 어울리는 보리차. 이 정도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니. 나도 이제 웬만한 일쯤은 그러라 그래... 할 정도로 내공이 쌓인 걸까. 이제는 조용히 사는게 큰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다 내 주위에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서 나는 오늘도 미소짓는 일이 더 많다. 내 사랑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돌아보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남편에 이어 시누이도 이번에 세례를 받았다. 그 공을 나에게 돌리니 감사할 뿐이다. 나는 그저 관심을 보이시기에 묵주와 미사보를 전해 드린 것 밖에 없는데 세례식에서 너무 행복해 보이는 모습. 이제는 정말 하느님을 빼놓곤 내 삶을 이야기할 수 없다. 누군가 나에게 온다는 것은 축복이다. 떠나가는 것도 순리에 따른 것이라 생각된다. 어제는 아이가 유치원 다닐때 알게 된 엄마가 오랜만에 전화를 해 이사를 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한번 오라고 해서 찾아갔다. 벌써 십수년이 되는 인연. 초대를 해준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웠다. 집을 구경시켜주며 아이들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었다. 아이들뿐 아니라 우리도 성장했음을 느끼며 함께 여행이라도 가자며 훗날을 기약했다. 내일은 그림책 테라피스트 양성반에 가는 날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업이 있는데 그 수업이 어떨지 너무 기대가 되고 궁금하다. 내가 좋아하는 멋진 그림책을 한보따리 알게 되리라 생각한다. 그림책의 표현영역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단지 아이들만이 아닌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도 많아지고 있다. 그 명료하고 순수한 이야기들 속에 푹 파묻히고 싶다. 나의 바람은 별다른 것이 없다. 그저 오늘만큼만 살아내는 것. 나의 따스함이 내 주위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것. 나는 과연 따스한 사람일지. 잘 모르겠지만 그러고 싶다. 그림책에서 다정함과 따스함을 배우고 싶다. 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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