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성

by leaves


우연하게 미술심리상담사 공부를 하면서 다름아닌 나를 치유하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그곳에 배우러 온 사람들 모두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오게 되었는데 겉으로 보기에 문제가 없어 보여도 다들 마음의 상처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나이가 들어도 결혼을 해도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그 상처들에서 자유로워지기를 모두 바라고 있었다. 다양한 심리치료 이론을 들으면서 그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융이었다. 우연의 일치라던가 꿈과 같은 무의식의 세계가 얼마나 의미있는지를 그는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의 이론은 현대물리학에서도 연구되어진다고 하니 유의미한 이론인 것 같다. 그의 이론대로라면 그대와 내가 몇번의 우연을 거쳐 만난 것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나의 꿈이 일상과 관련이 있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또 그의 이론 중 하나는 적절한 페르소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진정한 자기 모습과 분리되어 외부에 보여주는 공적인 얼굴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디까지를 말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받아들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자신의 본래 모습을 다 보여주는 것은 아닌 것 같으니 말이다. 이 상담사 시험공부를 할 때 그대와 라디오에서 대화했던 것이 기억난다. 기억하고 싶은 기억 중 하나다. 별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재밌었다. 나와 있어 달라는 나의 제안을 받아들여 준 것도 너무 고맙다. 융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어졌다. 이론서들의 용어는 왜 이리 어려운지.. 동시성... 왠지 나에겐 너무 낭만적인 단어가 되어 버렸다. 이 세상에 우연은 없다니. 우리는 언제부터 필연이었던 것일까.


칼 구스타프 융의 동시성 이론과 그 의미

융은 지나치게 합리적이어서 치료에 강한 저항을 보이던 여자환자와 분석을 진행하고 있었다. 닫혀 있는 창을 등 뒤로 하고 앉아서 융은 이 환자가 자기의 꿈을 설명하는 것을 듣고 있었다. 환자의 꿈은 매우 인상 깊은 꿈이었는데, 누군가가 황금색 풍뎅이 모양의 고귀한 보석을 선물로 주는 내용이었다. 순간 등 뒤의 창 밖에서 갑자기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왔다. 융이 소리나는 곳을 돌아보니 황금색 풍뎅이와 유사한 곤충이 방으로 들어오려 하는 것이었다. 융은 창을 열어 그 곤충을 잡아 환자에게 "여기에 당신의 풍뎅이가 있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건네 주었다. 이러한 사건은 환자의 냉철한 합리주의와 지적인 저항에 금을 가게 하였고, 이후에 그 환자에 대한 치료는 매우 원활하게 진행되었다고 융은 말하고 있다.

동시성 현상을 통하여 인간의 무의식은 현존하는 인과적 시공구조를 넘어서는 다른 차원의 영역임을 발견하게 된다. 의미있는 사건의 우연적인 일치가 의식적 차원에서는 놀라운 경험일 수는 있어도, 결코 놀라운 경험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동시성의 경험은 무의식의 보완이고 양자물리학 세계에 기반한 정신현상의 해명이라고 한다.(무슨 말인지. 흠) 많은 과학자들이 융의 이론에 대해 여러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과학계는 양자파동과 동시성 현상에 관하여 밀접한 관련성을 심도 깊게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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