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3월이면 다시 성경스터디모임을 하게 된다. 전에는 봉사자가 우리를 가르쳤지만 이번엔 수녀님이 직접 가르치신다. 그래서 사실 좀 부담이다. 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될텐데 그래도 될지. 수녀님은 어떤 스타일일지 걱정반 기대반이다. 사실 성경을 배운다고 해서 특별한 지식이 생기는 건 아니다. 누구도 성경에대해 정답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 모임을 하고 난 뒤 많은 걸 알았다기 보다 내가 신앙에 임하는 자세를 살펴보게 된다. 나는 신을 믿는가? 내가 믿는 신은 어떤 것을 추구하는 신인가? 나는 단순히 추상적인 신의 이미지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실제로 내 일상에 신이 많이 개입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에게 이로운 쪽으로... 내가 이렇게 살아숨쉬고 있는 것도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를 살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신은 나를 어떻게 쓰려고 나를 살리신 것일까. 나는 세상에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 앞으로의 삶이 기대되기도 한다. 내가 이렇게 안전하고 행복하게 지내는 것이야말로 기적일 것이다. 기적은 믿는자의 것이다. 성경에서도 예수님이 치유하는 자들은 모두 예수님을 믿고 있었고 이를 알아보셨다.
<메일린의 기적>이라는 책을 보고 있다. 사고로 뇌사판정을 받은 아이가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 가족의 믿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는 바티칸에서 기적으로 공인받았다고 한다. 의학적으로 식물인간 판정을 받은 아이가 어떻게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을까. 얼마나 큰 사랑과 믿음이 아이를 살렸을까.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 나도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도 기도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다. 성당에서 미사를 볼 때 정도이고 아침에 명상을 하면서 기도를 드린다. 또 살아가면서 기도시간을 좀 더 늘여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 시간만큼은 평화롭기 때문이다. 신과 대화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기도도 너무 간절하면 안된다고 한다. 신의 뜻이 따로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보다 더 큰 것을 보고 행하시는 신이기 때문이다. 메일린처럼 커다란 기적은 아니지만 순간순간 나도 기적을 경험한다. 만약 내가 힘들다면 신을 찾으라는 뜻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힘들거나 행복할 때 모두 신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작고 소소한 일들에 흔들리지 말고 신의 뜻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