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험한 것

by leaves

함께 쇼핑몰을 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기 시작했다. 경기가 안좋은 것도 있고 새로운 시장을 개발하지 못한 것도 있는 것 같다. 나는 다행히 친구의 도움으로 다른 플랫폼을 개발했고 이전보다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만 버는 만큼 쓰게 된다는 말이 맞는지 수입만큼 지출도 늘게 되었다. 사다보면 다 필요해서 산 건데 왜 돈은 늘 모자라는지. 늘 반성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조울증 환자의 특징은 물건을 많이 사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돈을 많이 쓰는 것. 입원 당시 어떤 아줌마는 지출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지고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 것으로 병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 의사선생님은 허전해서 그렇다고 하신다. 물건으로라도 채워야 마음이 좋아지기 때문에... 정확히 나도 내가 왜 발병했는지 모르겠다. 그 당시 나는 무척 평화롭게 숲동이 활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느질에 푹 빠져 있기도 했다. 그래서 수도 없이 천을 사고 하루종일 만들고. 지금 생각하면 내가 어떻게 저런것까지 만들었지 하고 내 스스로 대단해 보이기도 한다. 지금이라면 절대 만들지 못했을 것 같은 것까지 수월하게 만들어 냈다. 그리고 그 당시 산림청에서 하는 수기에 공모를 해 대상을 탔는데 그때도 상태가 좋지 못하던 때였다. 200만원의 상금을 받았지만 밀린 카드값을 갚는데 써버렸다. 나중에는 그런 글쓰기 공모전으로 돈을 벌어볼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내 친구는 늘 뭔가 배우고 시도하는 나를 경탄해 마지 않는다. 들쭉 날쭉 하는 쇼핑몰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고 있지만 긍정적으로 지켜보고 있다. 이 다음엔 그림책 글쓰기를 배우려고 한다. 아직 아이가 어려서인지 서로 장난치고 웃고 떠들고 하면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동화를 쓰고 있는데 그게 SF에 가까워서 고증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천체망원경을 보는 장면에서 시작한다고 하니 아이가 좋은 것 같다고 말해 주었다. 실제 아이는 지난 1년간 매달 천문대 수업을 해서 아이에게 아이디어를 얻어 보려고 하고 있다. 그 먼 안드로메다까지 봤다니 어쩐지 부럽다. 나는 요즘 다중우주에 빠져 있다. 뭔가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 같고 나의 경험담도 한몫할 것이다. 막연하게 다중우주란 같은 시공간에서 다른 일이 일어나지만 그걸 보지 못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즉 다른 우주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이 시공간이 우리도 모르게 나뉘어져 있다고 생각해본다. 공교롭게도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 나온 다중우주도 그런 식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좀 더 SF적이고 액션영화처럼 선과 악이 있는 그런 구도에서 쓰고 싶다. 우리보다 차원높은 존재들도 나오고 그들과 소통하는 주인공이 등장할 것이다. 상상을 하다보니 스케일이 커져서 이걸 어떻게 다 소화할지 고민이다. 액션영화에서 등장하는 핵무기가 가진 의미도 들어갈 예정이어서 <오펜하이머>를 꼭 봐야 할 것 같다. 거기다 맷 데이먼이 나오지 않는가. 아쉽게도 최근 그의 모습을 보면 나이가 들고 살이 찐 것 같아서 그의 리즈시절을 좋아한 나로선 실망스럽기도 하다. 그의 영화들은 어쩐지 나와 무관하지 않다. <제이슨 본>에서 자신의 과거를 잊은 후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모습은 내가 쓰는 동화의 주인공도 거치는 과정이다. 화성으로 간 <마션>역시 관련이 있다. 아니 에르노처럼 나도 내가 경험한 것을 쓰게 될 것이다. 그것을 믿을 수 없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내가 이미 겪었고 그 증거까지 있으니까. 하지만 쓰는 것은 너무 어렵다. 첫장면만 쓰면 술술 나올 것 같은데 난 아직 첫장면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메모만 해도 소설 분량은 나온다. 설득력 있게 쓰는 것이 필요하다. 글은 역시 나의 안식처이다. 말을 잘 못하는 내게 글이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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