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들이

by leaves

생전 처음으로 수녀님이 사시는 곳에 초대를 받았다. 얼마전 공사를 해서 집들이를 하겠다며 점심을 만들어 주셨다. 묵은지뼈찜이며 떡볶이와 오뎅 그리고 샐려드와 맛난 반찬 등 다들 너무 맛있어서 정신없이 먹었다. 수녀님의 사시는 공간은 정갈하고 꼭 필요한 물건만 있지만 허전하지는 않았다. 한참동안 수다를 떨고 나서 성경공부를 시작했다. 12시에 왔는데 시계는 4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다들 그렇게 시간이 간줄 몰랐기에 깜짝 놀랐다. 성경모임이 좋은 점은 속세의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묵상을 나눌때 자신의 주변 이야기를 하게 되긴 하지만 중심에는 하느님과 예수님과 성모마리아님이 계셔서 영적인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성경모임을 하고 오면 하루종일 기분이 좋다. 마치 숙제를 하고난 기분이다. 또 영혼이 올바르게 생활할 수 있도록 기준점이 되어 준다. 우리가 행복하기만을 바라시는 자비하신 주님. 언제나 우리의 소원을 들어줄 것 같은 성모마리아. 우리는 하소연할 곳이 있고 믿음이 우리를 살린다는 것을 안다. 또 우리가 어려울 수록 우리 곁에 계셔 주신다는 것도. 요즘 자주 일희일비하는 나 자신을 보면서 정말 마음의 힘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왠지 기대고 싶은 밝고 명랑하고 현명하신 수녀님과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앞으로의 성경모임이 기대되는 자리였다. 이제 성당에서 수녀님을 뵈면 너무 반갑다. 가까워진다는 것이 이렇게 좋은 것인줄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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