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미숫가루를 사서 타 먹었다. 시원하고 고소한 맛. 언젠가 먹었었던 바로 그 맛이다. 시원한 집에서 나 혼자 일을 하니 바깥에 있는 사람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이 일을 택한 나의 선견지명(?)을 칭찬하게 된다. 하지만 아무래도 혼자 이런 저런 일을 처리하다보니 문득문득 외롭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 외로움은 곁에 사람이 있어도 느껴지는 어떤 근원적인 것이다. 어른이 되면 알아서 잘 해야 하고 생계를 꾸려 나가야 하니 투정 부릴 수도 없다. 하루종일 결정해야할 것들이 쌓여 있고 그때마다 나는 완벽하게 그것을 처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에서 일을 한다고 하지만 긴장을 늦출 순 없다. 요즘은 역대급으로 장사도 잘 안되고 시간을 보내는 법을 연구 중이다. 쉬고 싶을 때는 유튜브로 파리의 플리마켓을 보러다니는 일본인 부부의 동영상을 자주본다. 신기한 물건이 신박한 가격에 펼쳐져 있는 장터를 구경하는 기분이란. 왜 우리나라엔 저렇게 고풍스러운 물건들이 없을까. 아쉽다. 일명 마미짱이라는 분이 좋아하는 아이템은 접시이다. 접시만 보면 어느 나라 어느 회사의 물건인지 알아맞추는 전문가다. 그리고 정성스레 서양식으로 밥상을 차리고 인테리어도 꽤 수준 높은 안목을 가지고 있다. 그 세계에서는 나름대로 유명한 분이다.
저렇게 유튜브를 찍으며 외국에서 살 비용을 마련하면서 산다면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시장에 갈때마다 꽃을 사들고 오는 그녀 그리고 밥을 지을때 귀찮아 하지 않고 새로운 메뉴를 척척 만들어 내는 모습이 나의 모델이 될만하다. 사실 나는 살림하는 걸 즐기는 편은 아니다. 반찬가게에서 반찬을 사들고 마트에서 양념된 고기를 사서 먹기도 한다. 예전에는 요리를 많이 했지만 남는 것이 너무 많았다. 한번 야채가게에서 야채를 사면 너무 양이 많아서 가족들이 먹기에 질릴 정도로 먹어야 한다. 그리고 사실 시간도 많지 않다. 때로 요리는 기분전환이 될때가 있다. 매일 매일 하다보면 지칠 것 같고 어쩌다 한번 하면 기분이 좋다.ㅋㅋ
그렇게 했는데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을때가 가장 기분이 좋다. 그래 난 안해서 그렇지 하면 잘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여름은 어떻게 시원하게 날까. 집에서 즐거울 만한 일들 연구하기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