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베트의 만찬

by leaves

수녀님의 추천으로 <바베트의 만찬>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좋아하셨다고도 한다. 처음 장면에서 목사와 두딸이 등장한다. 마을 사람들도 모두 청교도적인 삶을 사는 것으로 보였다. 솔직히 재미없을까봐 걱정했다. 세월이 흘러 목사님은 돌아가시고 두딸이 목사님의 뜻을 이어 청빈하게 살고 있었다. 그때 프랑스에 사는 지인의 부탁으로 바베트라는 여인이 같이 살게 된다. 그녀는 야무지고 절약을 잘하고 두 딸을 잘 모셨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가 복권에 당첨이 되고 그녀는 그 돈을 모두 목사의 탄신일을 기념하는 파티에 쓴다. 두딸은 그런 줄도 모르고 이상한 식재료가 가득한 만찬 준비부터 뭔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보는 관객 입장에서도 닭머리, 거북이, 메추리,소머리와 값비싼 와인이 청빈한 두딸의 평소 모습과 너무 달라 그 두딸의 걱정이 이해가 된다. 하지만 만찬은 무사히 끝나고 반목하던 사람들조차 화해하도록 만드는 훌륭한 저녁식사였다. 바베트는 예술가는 돈을 바라지 않는다며 자신이 프랑스 유명 요리사 였다는 것을 밝힌다. 왠지 모르게 그 장면에서 울컥했던 나는 지루할 줄 알았던 종교적인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예술로 끝난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두 딸 중 한명은 노래를 잘 해 유명 가수가 제자고 삼았지만 그의 가르침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부와 명예도 원하지 않았다. 자신의 재능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주위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천사가 될 수도 있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어 보인다. 아주 평화로운 영화임에도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나쁜 일, 무서운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을 주면서도 그것이 기우임을 밝힌다. 돈과 명예 그것보다 더한 것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믿음을 주는 영화였다. 어색한 연기나 카메라였음에도 오스카 상을 받았다고 하니 그 당시 사람들에게 큰 울림이 있었던 것 같다. 세상이 알아주는 것보다 돈이 많은 것보다 더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마도 젊었을때보았다면 이 정도까지 생각을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나이가 되어 더욱 감동적인 영화를 보게 되어 추천해 주신 수녀님과 교황님께 감사드린다.

작가의 이전글오늘만 같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