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세상으로 던져진다는 것이 버거울 때가 있다. 오늘도 별일없이 지내야 할텐데... 꼭 내 맘 같지는 않다. 날씨가 좋아서 산책을 시작했다. 유난히 러닝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무리들이 많이 보인다. 초등학교 때 처음 친구가 가르쳐 주었던 자전거 타기가 떠올랐다. 그렇게 배우고 싶어 동갑내기 친구를 뒤에서 잡게 하고 끝내 혼자 페달을 밟았던 순간. 균형 감각 갖추어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었다. 지금도 나는 내 자전거를 가지고 있다. 물론 그때 당시의 자전거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게 되었고 몇년 전 산 계쁜 갈색 자전거이다. 자전거 길이 길게 난 안양천을 한바퀴도는 게 너무 상쾌하고 시원했다. 어느 순간부터 잘 타지 않게 되어 베란다에 고이 모셔두고 있다.
또 자전거 하면 생각나는 순간이 있다. 미술심리상담사 공부를 할 때였다. 검은 도화지 여러장을 붙인 후 하ㅡ트 모양을 그리고 하나 씩 나눠자기면 하트의 일부가 되는 선만 남는다. 그 선을 기초로 떠오르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내가 떠올린 것은 길 위에서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었다. 그때 선생님의 해석이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자전거는 자동차와 달리 스스로 발을 움직여 타는 것이기에 이ㅡ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의지가 엿보이는 그림이라고 평하셨다. 사실 나는 미술심리상담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보다 내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컸다. 실제로 수업 초반 나는 눈물을 많이 보였다. 왜 눈물이 나는지 나도 그 이유를 잘 몰라 당황했었다. 부끄러워 화장실로 가서 눈물을 닦고 왔지만 수업시간 내낵 울고 말았다. 나는 무엇이 그렇게 서러웠을까. 그런 내가 삶의 의욕을 찾아간다는 말 같아서 나에게 자전거는 매우 특별한 단어가 되었다. 아직도 아침에 일어나는게 두려울 때가 있다. 알 수 없는 우울이 닥칠 까봐서이다. 하지만 예전의 나보다 지금의 나는 나를 우울에서 빠져나오게 할 것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성경공부의 묵상을 하면서도 내가 보호 받고 있고 사람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 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제는 그저 늘 오늘만 같았으면 하는게 유일한 바람이다. 나는 오늘도 자전거를 타고 있는지 묻는다. 아이가 고등학교에 가고 내가 알아야 갈 것은 없는지 분주한 하루하루다. 내가 가장 사랑했던 시절 여고시절. 나에게 모든 낭만적인 일들은 그때 일어났다. 유튜브를 계속 보면서 공부하는 방법 미래를 계획하는 방법을 계속 보다보니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들 저렇게 열심히 했구나. 나도 좀 더 열심히 해볼걸. 하지만 나는 안다. 그때 당시 나에게 그것이 최선이었다는 것을. 그래도 원하는 대학에 갔으니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그때는 힘든 줄도 몰랐다. 그냥 당연히 그렇게 해야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인지 내 성적은 늘 비슷했다. 고등학교에 갔다고 해서 성적이 떨어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다른가보다. 그래서 나도 아이도 꽤 긴장하고 있다. 나 때만큼만 해주었으면 하는 것도 욕심일까.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벌써부터 나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 나를 믿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그러려면 나도 공부를 해야하는 것이 현실이다. 더 능력있는 부모들이 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아이와 보낸 시간들은 모두 아름다운 추억이다. 사춘기를 좀 힘들어 하긴 했지만 길지 않았고 지금은 나를 가장 즐겁게 하고 공부하게 하는 존재이다. 아이가 발전해 나가는 것이 마치 나의 일 같아서 나도 아이를 돕는 것이 즐겁다. 덕분에 공부하고 싶은 마음도 생기고. ㅋ 결국 목표는 스스로 자전거를 타게 하는 것이리라. 그것도 즐겁게 자신의 원하는 곳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