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30일 에세이 쓰기에 들어간다. 30일동안 매일 주어진 단어를 가지고 에세이를 쓰는 것이다. 영감이 떨어진 내게 단비가 되어 줄 것인지. 길이는 1000자 정도로 제한이 있어 길게 쓸 수는 없다. 오히려 그게 더 마음이 놓이긴 하지만 책으로 만들어지는 것인데 너무 짧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압축해서 쓰다보면 더 좋은 것이 나올 수도. 주어진 단어가 어떤 것일지 궁금하다. 과연 내게 멋진 심상을 떠오르게 할 것인가. 보도자료 쓰는 것에 익숙하다보니 내 글은 좀 딱딱하고 감성이 결여되어 보인다. 수사도 많지 않고. 눈에 그려지는 듯한 오감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전에 운영언니의 글을 필사하곤했는데 좀 도움이 되었다. 그로테스크하고 위태위태한 감성이 들어간. 그러면서 인간적인. 사실 그로테스크는 나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 나의 경우 우울과 불안이 주된 정조가 아닐까 한다.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이고 내게 가장 익숙한 감정. 오정희의 소설같은. 한때 오정희의 소설도 읽었는데 일상의 불안이 고스란히 전해 오는 듯 했다. 소설가들의 소설가가 아닐까. 예전에 우화집을 내신 것으로도 기억하는데 기존에 알던 작가의 글과 많이 달랐다. 그간 살아오시면서 태도가 좀 달라지셨나보다. 운영언니의 최신 소설도 보고 싶다. 상을 탄 것 같은데 신춘문예 당선만큼이나 기뻤다고 한다. 그렇게 오랜 기간동안 글을 써온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사실 나는 소설가가 꿈이었지만 타인의 삶과 세상에 대해 그렇게까지 관심이 있는 건 아니라는게 나의 결론이다. 사실 에세이도 내가 뭐 그렇게 할 말이 많은 것은 아닌데 어쩌다 보니 상도 많이 타고 등단도 하게 되었다. 그 뒤로 글을 많이 안써서 과연 내가 작가로 불릴만 한지 모르겠다. 써야 작가가 아닌가. 한동안 정신이 없어서 매번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놓고 읽지도 않고 반납하곤했다. 이제 글을 쓴다고 생각하니 책을 좀 읽고 싶다. 뭐 재밌는 책 없나. 흐르는 강물처럼 이후에 단숨에 읽은 책이 없다. 대부분 에세이를 읽었고 재밌는 소설을 읽고 싶다. 아, 이처럼 사소한 것들도 단숨에 읽었다. 무심한 듯 써내려갔지만 작가가 하려는 말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나도 그와 같은 감정을 가진 적이 많다. 우리는 왜 어둠을 외면하는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지. 이제는 글도 내 안의 평화를 위해 쓰고 싶다. 마치 시인처럼. 그렇기엔 배움이 짧다. 내일 나의 글이 기대가 된다. 매일 글쓰기 쉬운 일은 아닐텐데 하고나면 뿌듯할 듯 하다. 책으로 묶어 준다니 그 기쁨이 크지 않을까. 진짜 내 글이 책으로 나와서 사람들이 읽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 트레이닝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난 재밌는 사람인가?
때로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정말 무미건조한 생활을 하고 있다. 내 안의 나를 들여다볼 기회라고 생각된다. 내일이면 11월. 올해도 무사히 지나간다. 이제 곧 눈이 내리지 않을까. 그 희고 서늘한 공기를 마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