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 갔다가 약국에 있는 고무나무 화분을 두고 약사님과 한 아주머니가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아주머니는 잘 자라려면 이맘때쯤에는 화분을 골고루 돌려줘야 한다고 하신다. 그러면서 싹이 난 걸 발견하시고는 기쁜 목소리로 지적하시더니 약국을 빠져 나가셨다. 아주머니는 대화로 보아 식당에서 일을 하시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식물에 대한 관심의 끈을 그 짧은 순간 놓지 않으신다는 면에서 왠지 아름답게 느껴졌다. 어젯밤 눈이 와서 길은 미끄럽고 바람은 차가웠다. 아직 봄을 이야기할 때는 아니지만 습기찬 공기가 봄을 부르고 있는 것만 같다. 겨울동안 집안 화분에 정기적으로 물을 주는 일 이외에 식물에 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최근에 <식물의 사회생활>이라는 책을 조금씩 읽고 있다. 그 책에 의하면 아직 식물에 대해 연구할 영역은 너무나 많은 것 같다. 오래 전 숲을 경험한 나는 숲에 대한 경외심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그 생명력이 나를 치유했고 그 어떤 세상의 모습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바람에 나뭇잎이 스쳐가는 소리, 아이들의 웃음소리, 걸음을 걸을때마다 낙엽으로 푹푹 밟히던 푹신함. 어쩐지 그 모두가 날 더러 너는 아름다운 존재다. 살아있어라.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나와 나무를 비교했을때 나는 나무가 천배 만배 더 가치있고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를 나무로 칭송해 주었을때 신비하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 왠지 무슨 말인지 알 것같지만 정말 그렇게까지 내가 멋진 존재인가 하는 반문이 들었다. 나는 식물에 대해 알고 싶은 만큼 사실 경험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때면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올해는 숲에 더 자주 갈 수 있을까. 아마도 오래 전처럼 그렇게 자주 그렇게 멋지게 즐길 수는 없을 것이다. 숲해설사라도 해야할지.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나는 더 관심이 간다. 그 사람은 분명 우주의 원리를 알고 그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 알고 있을 것만 같다. 꽃 한 송이에서 우주를 보는 것이다. 나는 내도록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