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by leaves

티브이에서 하는 자연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송광사의 사계절을 다룬 것이었는데 자연과 송광사의 모습을 교차해서 보여주었다. 호반새부터 왕호랑나비, 하늘날다람쥐부터 귀뚜라미까지. 사계절 들끓는 듯한 절 주변의 모습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사찰에서는 불경소리와 스님들의 목탁소리가 울려퍼지고 그 주위에는 축제처럼 풀벌레 소리가 우렁차다. 이 대비가 왠지 웃음이 났다. 스님들의 소멸의지와 생명을 가진 것들의 번식의지가 너무 달라보였기 때문이다. 요즘 이런 저런 일로 속세를 절실히 경험하는 내게 스님들의 모습은 한템포 쉬어 가고 싶게 만들었다. 과연 내가 스님이 되었다면 나는 견딜 수 있었을까. 스님들은 왜 그렇게 침묵 속에 기도만 하는 것일까. 가까이는 수녀님과 성경모임이 생각났다. 침묵의 수도원을 경험하신 수녀님. 사실 말씀이 많은 분이시다. ㅋㅋ 그런데도 그 침묵의 생활을 존중하시고 성스럽게 여기신다. 이제 곧 사도행전 성경모임을 하게 된다. 예수님이 떠난 자리 제자들은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나선다. 이렇게 지금 나의 일상과 내가 추구해야 하는 것에는 어떤 간극이 있다. 이 간극을 좀 더 좁히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아침 명상을 다시 시작해야겠다. 그리고 수시로 묵주기도를 해야겠다. 한동안 폭풍처럼 몰아쳤던 속세의 일에 자리를 내주었다면 이제 영혼을 돌보는 일을 해야하지 않을까. 이렇게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자연의 모습처럼 삶을 살아가기 위한 일상 속의 나와 어떤 禪을 지향하고 싶은 나가 있다. 왠지 나이가 들 수록 후자 쪽을 지향해야 할 것 같다. 죽음 이후, 내가 어떤 형태가 되고 싶은지와 관련이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차분하게 이 세상에 왔을때의 순수로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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