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by leaves

소금이 햇빛에 반짝이는 것을 보고 태고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시인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동안 시를 읽는 것에 게을렀다. 내가 좋아하는 시인이 몇 안되긴 하다. 그래도 가끔 시를 읽으면 내 마음에 드는 나를 만나는 기분이다. 물론 맑은 시도 있지만 어두운 시도 있다. 가끔 한 사람이 그 두 가지 내면을 가지고 있다는게 신기하기도 하다. 하지만 사람은 모두 그렇지 않은가.

오랜만에 베이글을 먹었다. 잘 구워서 크림치즈랑 먹으니 극락의 맛이다. ㅋ 베이글은 허무를 상징하기도 한다. 나는 베이글을 먹으며 허무가 아닌 충만을 맛본다. 이렇게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은 같은 베이글을 보고 다른 생각을 한다.

시인, 작가, 화가 그들의 영혼이 부러울 때가 있다. 그들은 빛에 대해여 어둠에 대하여 별에 대하여 쓰지만 모두 다르다. 그리고 그 자신만의 시각이 있다. 나 역시 그것을 갖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하지만 이 작업은 즐겁다. 나를 알아가고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가끔 이렇게 시집을 읽으면 텅 빈 머릿 속에 시어와 나 그 둘만 있는 것 같아 머리가 가벼워지고 마음이 차분해 진다. 사람들은 왜 시를 읽을까. 시는 아름답다. 나는 그래서 좋아한다. 그 여백과 낯선 시어. 그것들이 나를 기분좋게 자극한다. 그리고 왠지 안전한 느낌을 준다. 시집은 그래서 가끔 읽는게 좋은 것 같다. ㅋ


얼마나 다행인가

눈에 보이는 별들이 우주의

아주 작은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은


-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나희덕


작가의 이전글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