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공기

by leaves

나는 금이 되는 연금술이 아니라 젊어지는 연금술을 배우고 있는 중인 것 같다. 내 방은 마치 여중고등학생의 방처럼 온갖 동화와 뉴턴 잡지 그리고 향기나는 것들로 가득하다. 결론적으로 동화를 쓰기로 한 것은 무척 잘한 일 같다. 나는 나이를 먹었으나 내 마음은 어른들의 세계를 이해할 수 없는 10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나는 아직도 어른이 어렵다.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 중요한지 모르겠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다른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 나는 그저 내 방에서 꽁냥꽁냥하면서 무언가를 만들고 쓰는 일이 즐겁기만 하다. 비록 진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나만의 속도를 체크해 보는 중이다. 글을 쓰면서 놀라운 건 내가 진짜 원하는게 뭔지 생각해 보게 된다는 점이다. 내가 좋아하는 내면으로의 여행. 아직 그 깊은 곳으로 떠나보지 못한 것 같다. 사실 두렵다. 내면이라고 하면 왠지 어두운 시공간일 것만 같다. 왜 그럴까. 나에게 즐겁고 행복한 기억이란 없는 걸까. 사람들은 어떤 기억에 의지해 살까. 왜 나는 쉽게 괴로워지고 숨이 막힐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었을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충분히 할 수 없었을때. 나는 무척 괴로워 했던 것 같다. 때로 그것은 생존의 문제이기도 했다. 나는 좀 독립적이고 개인주의적이다. 남이 나를 상관하는 것이 싫고 내가 남을 신경쓰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저 내 세계에 푹 빠져 있고 싶다. 어떤 사진을 봤다. 커다란 통창 밖에 나무가 우거지고 넓은 나무 탁자에 책들이 쌓여 있는 곳에서 책을 읽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었다. 여인의 뒤로는 넓은 책장이 차지하고 있었다. 그 풍경이 너무 좋아보여서 나도 언젠가는 저 풍경 속에 있고 싶었다. 자연은 나를 강하게 끌어당긴다. 그것만큼 나를 끌어당기는 것이 없을 정도다. 나는 그 경험을 많은 글에 써 냈다. 지금 매일 숲에 간다면 매일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그때는 왜 그러지 못했는지. 나의 게으름을 탓할 뿐이다. 숲에 가는 길에 들르는 카페가 있었다. 물푸레카페라고 그 안에 동식물에 대한 책들이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아이를 기다리며 그 책들을 보곤 했다. 그 카페를 매일 이용하는 동네주민들이 부러웠다. 그곳은 은평구에 있는데 그 동네 주민들은 살기가 좋아 잘 이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내가 사는 이곳은 한적해서 좋다. 아무래도 서울은 번잡하다. 지방에 사는 것은 처음인데 교통체증이 없다는 것이 가장 신기한 일이었다. 사람들도 여유롭다. 사는 곳에 따라 사람의 성향이 다르다는 말은 나는 믿게 되었다. 나는 나를 좀 더 사랑해야 겠다. 올해 드는 결심이다. 사랑할 구석이 없어도 나라도 사랑해 주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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