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어두운 면을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해왔다. 감추고 숨기고 돌아보지 않고. 오늘 읽은 <클로버>라는 소설에서는 분명 어둡지만 그걸 부끄러워 하지 않으려는 주인공의 모습이 좋아 보였다. 어리지만 받아들이려는... 파우스트를 유혹한 악마같은 고양이를 곁에 두고도 약해 지지 않는. 우리 곁에는 늘 그런 존재가 있다. 메피스토같은...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쉽게 자기 영혼을 내놓지 않는다. 자기 삶을 사랑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어떨까. 무너질 것 같을 때가 종종 있지만 빛나는 순간이 분명 있다. 봄날의 산책길. 의미있는 책이나 글을 읽을 때. 나를 평온하게 하는 것을 만날 때. 글이 잘 써질 때는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마치 내가 세상을 창조하는 조물주가 된 것 같다. 왜 이런 걸 진작 안했나 싶을 정도다. 쓰고 나서 다시 보면 부끄럽다. 생각없이 쓴 글 같다. 왜 뮤즈를 그렇게 예술가들이 기다리는 지 알 것 같다. 상상력도 수준을 조율해야 하는 게 어렵다. 지나치면 허무맹랑하고 부족하면 재미가 없다. 무의식이라는 소재가 상상력이 많이 필요하지만 개연성이 있어야 하니 쉽지 않다. 그래도 재밌다. 언젠가 내 마음에 드는 글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