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인 날씨였다. 나는 오늘 두건이나 외출이 있어서 낮의 봄과 밤의 봄을 만끽했다. 누군가는 날더러 무척이나 집순이일 것 같다고 한다. 사실이다. 그런 내가 외출 두 건에 이렇게 기분이 좋아지다니. 봄은 역시 마법사이다. 실제로 여기저기서 기적이 일어난다. 고목에서 연분홍, 노란, 하얀꽃들이 마구 피어난다. 이제 목련은 질 채비를 하고 있다. 밤에 만난 목련은 정말 예쁜 전등같았다. 이렇게 꽃에 대해서만 지면을 다 할애애도 모자랄 것 같다. 이번 주에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양재 꽃시장엘 가야겠다. 집 안에도 꽃향기를 불러오고 싶다. 가라앉은 내 기분에 특효약이 될 것이다. 내일은 병원에 가는 날. 귀찮지만 한 달에 한 번은 서울엘 가야 한다. 병원에는 환자들로 가득하다. 한참을 기다려야 내 차례가 된다. 그리고 선생님은 안부를 묻는다. 가족들과 잘 지내는지, 힘든 일은 없는지, 기분은 어떤지. 나는 대체로 큰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아니면 잠이 잘 안 온다거나 잠을 너무 많이 잔다거나 하는 문제다. 약간의 사건(?)들로 기분이 변하곤 한다. 이 좋은 봄날 나는 왜 자꾸 쳐지는지 모르겠다. 아직 현실이 버거운 걸까. 이 정도도 못 버티는 것인지. 내가 한심할 때가 있다. 그랬다가 또 내가 꽤 괜찮아 보일 때도 있다. 나는 정말 어떤 사람일까. 어제는 우연히 저녁에 달을 보았는데 달이 너무 예뻤다. 어두운 하늘색 하늘에 옅은 노란색 달이었다. 내 마음에 꼭 들었다. 이럴때 위로가 되는 것들이다. 아직까지 사람에게서 위로받는 복은 없나보다. 나는 늘 자연에게서 위로를 받는다. 나는 그것들에게 무엇을 해주어야 하나. 그냥 받기엔 너무 고맙다. 내일은 정말 알라딘에 들러야 겠다. 나의 모델 천휴작가처럼 되기 위하여. ㅋㅋ 무슨 책을 사야할까. 요즘은 청소년 소설만 읽어서 다른 책 생각이 안난다. 가면 사고 싶은 책이 있겠지. 신간이 아니라 중고책이나 더더욱. 소설쓰기를 끝내면 책읽을 여유가 생길까. 빨리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오늘 본 책 중에서 숲에 대한 에세이들이 눈에 띄였다. 내용이 확 마음에 가지 않아서 사지는 않았지만 그런 종류의 책은 늘 내 마음을 움직인다. 설사 읽지 않는다해도 말이다. 나의 글이 따뜻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나는 그런 것을 추구하는지도. 그런데 왜 나는 의심을 받는 것일까. 이해할 수 없다. 모임에서 이탈하면 이탈한 자의 인성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그런 공식은 깨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편견이고 오해다. 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것이고 100% 이해받지 못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인사이더만 환영받고 아웃사이더는 외면받는... 아직도 그런 시선을 가진 자가 있다는 것이 현실인가보다. 나는 늘 아웃사이더였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물론 인사이더를 꿈꾸다 상처받은 일도 많다. 그래서 그냥 아웃사이더로 살기로 했다. 나 혼자 즐기는 삶. 그게 나에게 맞는 것 같다. 매일 이런 날씨였으면 좋겠다. 무슨 일이든 잘 될 것 같은 날씨. 그러나 세상은 꼭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비극이 시작된다. 비극. 갑자기 인간의 비극에 대해 관심이 생긴다. 우리는 왜 행복할 수 없는 것인지. 이렇게 평범한 일상을 꿈꾸는데도 말이다. 이렇게 오래 살아도 그걸 알 수 없다는 것이 부끄럽다. 좀 더 책도 읽고 사색도 많이 해야 겠다. 신이 내게 외로움을 주신 이유일지도. 이제는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라고 이별을 주신 것일지도. 이제 그런 때가 되었나보다. 내 스스로 단단해질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