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분주한 점심시간. 루피아 자매님한테 전화가 왔다. 산책하고 차나 한잔 하자는 것이었다. 나는 행여 성당일을 맡시기려는 건 아닌가 지레 겁먹으며 집 앞으로 나섰다. 날씨가 너무 좋다며 팔짱을 끼시고 밥 먹었냐고 물으셨다. 나는 간단히 점심을 먹은 후라고 했더니 산책하고 발닿는데 카페에 가서 차나 마시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성당에 가방을 두고 나섰다. 어디로 갈까하다가 동네서점인 뜻밖의 여행을 모르시기에 그리로 가자고 했다. 그곳에선 최근에 커피와 브런치를 팔고 있었고 자매님이 좋아하실 것 같았다. 자매님은 서점에 들어서자마다 어떻게 이런 곳을 그동안 몰랐는지 하시며 서점에 홀딱 반하셨다. 우린 카페라떼를 시켰고 자매님은 서점 인테리어와 바깥을 환하게 하는 벚꽃에 홀린 듯 자리를 잡으셨다. 서점 주인과 말씀을 나누시며 이런 곳이 있어 참 좋다. 부럽다를 연발하셨다. 그리곤 나에게 이런 곳을 알려주어 너무 고맙다는 인사도 잊지 않으셨다. 이곳에 들어온 사람들은 모두 이곳에 반해 버린다. 내성적인 나는 사실 혼자 이곳을 잘 찾지 못한다. 그래서 이렇게 아는 사람과 오는 것이 좋다. 나는 <틈만나면>이라는 책을 지난번 성경모임에 읽어드렸는데 너무 좋아하셔서 선물로 드렸다. 자매님은 예전에는 월급의 절반을 책을 살 정도였는데 이제는 그게 언제인지 잊을 정도라며 그때가 갑자기 생각나서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고 하셨다. 거기다 벚꽃이 만개한 시기에 창문밖은 온통 벚꽃세상이었다. 따로 벚꽃놀이를 갈 필요도 없었다. 오랜만에 서점을 찾은 나도 책구경을 하며 보고 싶은 책을 골랐고 한동안 감상에 젖은 자매님의 모습에 괜히 내가 뿌듯해졌다. 나도 타인이 나 때문에 기분이 좋은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왜 그걸 자꾸 의심하게 하는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기분나쁘게 한 거라도 있는 것인지. 성경모임도 즐거웠고 따뜻하고 감동적인 하루였다. 늘 이랬으면 좋겠다. 나를 의심하는 누구를 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