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

by leaves

날이 흐려서인지 오늘 하루 왠지 우울하고 힘들었다. 겨우겨우 산책을 다녀와서 기분이 좀 나아지는가 했다. 추울때일 수록 움직여야한다고 해서 너무 춥지만 않으면 산책을 가려고 한다. 이번 주는 모임도 없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산책을 나서니 여전히 나무와 오리들이 나를 반겨주었다. 걷기를 계속하다보니 내 안의 연료가 타는 것처럼 몸이 따스해 졌다. 직장인들이 먹는 한식집이 싸고 반찬도 푸짐해서 홀로 앉아 밥을 먹었다. 집에서도 혼자인데 바깥에서도 혼자가 되니 역시 기분이 씁쓸하다. 예전 직장생활도 생각이 나서 그래도 이 정도면 잘 극복하고 나름 생산성있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게 마음이 놓인다. 월급의 노예였을때 내가 이렇게 자유롭게 다니며 돈을 벌게 될 줄 알았을까. 오늘은 CS도 벅차서 사실 매출을 생각하면 참아야겠지만 이 세상에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대부분 CS는 본인이 잘 못 주문해 놓고 판매자의 탓으로 미루려고 하는게 많다. 특히 택배비의 경우 본인이 잘못했음에도 내기 싫어 은근슬쩍 판매자 부담으로 해놓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일일이 전화를 해서 잘못되었다고 조정을 하고 배송비를 받아내야 한다. 순순히 배송비를 내놓는 사람도 있지만 이해가 안된다는 사람도 많다. 물건을 오프라인으로 팔때와 다른점이다. 물건을 직접 보고 사는게 아니라 화면으로 보고 사기 때문에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렇게 실랑이를 한두번 하다보면 이 일에 회의가 들기도 한다. 기분좋게 돈을 버는 방법은 없을까. ㅋ 왜 돈을 벌려면 힘이 들어야 하는지. 하긴 버는 수입에 비해 나 정도의 문제는 아마 문제도 아닐것이다. 이 추운날 아파트 청소를 하거나 파지를 주우러 다니지 않아도 되지 않는가. 모임에 나가다보면 경력단절 여성들이 대부분이라 돈을 벌고 싶어도 방법을 알지 못하고 선뜻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다만 나의 경우 처음부터 나는 이 일은 무조건 잘 될 것이다라는 믿음으로 버텨왔다. 장사가 잘 안될때도 언젠가는 잘될 거라고 항상 자신에 차 있었던 것 같다. 뒤 돌아보면 운이 좋았고 좋은 지인을 만났고 잘 버텼다. 만약 내가 등단한 수필가더라도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불안하고 초조하지 않았을까 한다. 그것의 나의 일면이기도 하다. 사실 안그래도 되는데 뭔가 쓸모있는 사람이 되려고 하는 욕망이 내겐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욕망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이다. 흐린 날 산책을 하는 사람이 많진 않았지만 걷거나 뛰는 사람들을 보며 늘 생각한다. 욕망의 덩어리들이 지나가는 구나. 인간은 욕망의 덩어리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리 없다. 그것을 어떻게 잘 다루느냐가 관건인것 같다. 나는 어떤 욕망의 덩어리일까. 생각하며 내일은 꼭 날씨가 좋기만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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