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역세권

by leaves

오랜만에 집에서 5분거리에 있는 동네서점을 찾았다. 처음엔 가족들과 함께 갔는데 혼자 가기가 민망해 그간 가보지 못했다. 마치 혼밥을 못하는 사람처럼 어떤 장소는 너무 가고 싶어도 혼자 못갈때가 있다. 오늘도 월차를 낸 남편과 함께 방문하니 너무 반가워해주셨다. 커피까지 대접을 받고 천주교 관련한 이야기라며 김탁환 작가의 새로운 책을 추천해주셨다. 북토크도 곧 할 예정이라며 신청을 권유하셨다. 그 유명한 작가님을 모시는 섭외력은 어디서 온 것인지 대단하신 것 같다. 서점의 이름은 뜻밖의 여행. 서점 이름을 지을때 뜻밖은 이라는 말을 쓰고 싶으셨다고 한다. 그래서 정해진 이름따라 책을 사면 자신만의 여권에도 기록하고 스탬프도 찍을 수 있다. 재밌는 말상이라고 생각되었다. 우연의 일치인지 책은 메인코너는 그림책이다. 그리고 자연에 관한 책들도 마치 나를 위한 추천코너인듯 한쪽에 자리잡고 있다. 서점에 들어서는 사람마다 꿈의 공간이라고 이야기한다. 온라인서점이 10%로 싸지만 이곳에서 사는 것은 더 특별하게 여겨진다. 유명세가 아니라 실물을 보고 사는 책이니 정말 내가 고른 느낌이 난다. 북토크도 자주하는데 그 유명하신 분들을 어떻게 매번 섭외하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이곳 책방의 매력 때문에 그런 듯하다. 바로 앞에 놀이터가 있어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이번에 경기도 건축상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주인장이 천주교 신자라서 성당에서도 종종 뵙고 인사를 나눈다. 안양으로 이사오면서 도서관이 가까운 것도 좋았고 겉에서보기에 카페같아서 지나쳤던 동네서점도 있어 득템한 기분이다. 오늘은 나무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과 김탁환 작가의 새책 사랑과 혁명을 샀다. 초창기 천주교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궁금해 하던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 집안은 외할머니의 시어머니 때부터 아니면 그 이전부터 천주교를 믿어왔다. 수녀님이나 신부님이 친척으로 계신다. 초창기 천주교가 보급될때부터 신앙심 깊은 집안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신앙심이 투철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종교가 있다는 것은 한편으로 기댈 구석이 있고 착하게 살아야한다는 덕목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천주교는 자생적으로 퍼져나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 국가의 경우 다른 나라의 선교사가 신앙의 씨앗을 심는 반면 우리나라는 외국에서 들여오긴했으나 스스로 믿음을 가졌다는 것이다. 사랑과 혁명은 한권의 두께도 범접하기 어려운데 무려 세권짜리나 된다. 읽는 사람도 그렇겠지만 그 책을 썼던 작가야 말로 존경심이 우러난다. 과연 내가 읽을 수 있을지. 우리 집안의 역사를 읽는 것같은 자세로 읽게 되지 않을까. 북토크를 오라고 하셨는데 요즘 건망증도 심하고 신춘문예에 낼 수필도 써볼까 해서 시간이 될 지 모르겠다. 하는 일이 많아져서 일까. 건망증이 두렵다. 스틸 앨리스 라는 영화에 보면 잘 나와 있는데 기억을 상실한다는 것은 정말 두렵고 슬픈 일인 것 같다. 나이드는 걸 슬퍼하지 말고 매 순간 충실하라는 작가의 말이 떠오른다. 이건 정말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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