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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은 Oct 21. 2021

브런치의 글들을 보며

작은나무 단상

懷(소회)




한 편의 글을 읽을 때면

호박(珀)이 생각난다

나무의 땀과 눈물

오랜 세월 땅에 묻혀

영롱하고 아름다운

보석이 되듯

한 사람의 생애가 응축된

 한편을

그냥 흘려보낼 수 없다


사색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고독 한 스푼

사랑 두 스푼

아픔 세 스푼

고통이라는 솥에 부어

오래도록 달이면

호박을 닮은 노오란 수정

한 생애 동안

가슴에 품어

영롱해진

마음의 사리


 한편을 읽을 때면

호박의 투박한 노란색이 자꾸만 떠올려진다

흙도 닮고

나무도 닮은

노오란 보석 같은

한 사람의 그림자가

자꾸만 눈에 밟혀

쉬이 걸음을 뗄 수가 없다





브런치에 첫 글을 발행한 올 10월 8일부터 매일 30~40편의 글을 읽었습니다. 어림잡아 약 400여 편 정도 읽은 듯합니다.

 제가 주로 읽는 글은 제 글에 좋아요를 눌러주시거나 구독해 주신 고마운 작가님의 글과 제가 관심 있어하는 분야의 작가님의 글, 저처럼 이제 막 브런치에 입성하여 구독자 수도 좋아요 수도 아직은 적은 신인 작가님의 작품들입니다.

글을 읽을 때마다 한 분 한 분 눈물을 쏙 빼는 가슴 아픈 사연부터 전문분야의 밀도 있는 글, 아름다운 일러스트나 재치만점의 웹툰, 자신의 삶과 생업의 현장에서 소회나 일상을 잔잔하게 또는 유머러스하게 그리는 모습을 보며 어찌나 감탄스럽고도 재밌는지 모르겠습니다.

인기가 많은 작품도, 아직은 인지도가 적은 작품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참 사랑스럽고 정성이 가득하더군요.  그래서 저의 소회를 시 한 편으로 담아 보았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의 영혼은 다른 이들보다 좀 더 닮았다는 생각에 직장의 동료들과는 다른 유대감을 이곳 브런치에서 느끼고 있습니다. 1년 후에는 또 어떤 소회를 밝히게 될까요...

오늘도 야심한 시각 잠 못 들고 글을 쓰고 있거나 다른 이의 글을 보고 있는 브런치 동지들에게, 비록  글을 읽지 못한다 할 찌라도, <카사블랑카>의 남자 주인공처럼,

 '그대 눈빛에 건배'




커버 이미지: 호박 원석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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