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퍼펙트 데이즈를 만들어가자

영화 < 퍼펙트 데이즈 >를 보고

by 눈썹달


- 1월 초에 쓴 글입니다. -



작년부터 블로그를 하기 시작하면서 브런치에 글 쓰는 일이 아주 뜸해졌다. 플랫폼마다 글의 모드가 다르다 보니 블로그 글과 브런치 글을 같이 써나가는 게 나는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예 놓은 건 아니었다. 나를 글 쓰게 만든 소중한 곳이고 또 브런치만의 매력적인 분위기를 여전히 좋아하니까. 올해는 브런치와 블로그 둘 다 잘해보고 싶다.




오늘 또 하루가 시작되었다. 어제처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 스트레칭하고 씻고 출근준비를 했다. 다른 것이 있다면 날씨. 오늘은 훨씬 춥다. 이번 주는 추운 날씨가 이어진다고 한다. 이제야 우리나라 겨울 같다. 동장군이 눈을 늦게 뜬 건가. 겨울치고는 너무 따뜻했던 12월이었는데 1월에 들어오니 제대로 겨울이 온 것 같다.



종종걸음으로 역까지 도착해 사람들에 휩쓸려 지하철에 올랐다. 다시 휩쓸려 내리고 다음 열차를 타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쫓으며 환승장으로 뛰어간다. 내가 당신보다 먼저 도착할 거야. 그래야 앉아서 갈 수 있어. 물론 나도 그중 하나다.



쉬운 삶은 없다. 모두 각자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산다. 어제와 같이 반복되는 오늘. 보장되지 않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오늘도 주어진 하루를 살아내기 위해 집을 나섰다. 오늘 나의 하루는 어떨까.



영화 <퍼펙트 데이즈> 포토



최근 퍼펙트 데이즈라는 영화를 봤다. 영화가 담고 있는 감동과 울림이 아주 컸다. 도쿄의 공중화장실 청소부 히라야마 씨의 일상이야기.



그도 나처럼 반복되는 하루를 산다. 같은 시간에 일어나 준비하고 일터에 가서 일하는 삶. 다른 게 있다면 그는 주어진 일상을 좀 더 루틴 하게 자기만의 작은 행복으로 꽉 채운다는 것이었다.



올드팝을 좋아하고 필름 카메라로 사진 찍기를 좋아하며, 공원에서 떠다 키우는 작은 화초들을 사랑한다. 일을 마친 후 매일 가는 식당이 있고, 저녁시간 잠들기 전까지 책 읽는 걸 즐긴다. 그는 그걸 소박하고 행복하게 누리며 가꾼다. 가진 직업에 대해 힘들어하거나 일을 대충 하지 않으며, 세팅되어 평온한 일상을 비집고 들어오는 비일상의 상황도 크게 요동치는 것 없이 겪어낸다.



영화는 별말 없이 독자가 그의 반복되는 일상을 따라가며 함께 보고 느끼게 했다. 큰 사건 사고 없이 잔잔한 물에 작은 돌멩이 몇 개 던져지는 것 같은 스토리에도 지루함 없이 빠져드는 게 신기했고, 그런 잔잔함이 참 좋았다. 영화적인 연출도 좋았지만 히라야마 씨 역할을 맡았던 야쿠쇼 코지 배우의 탁월한 연기력이 빛을 발했던 것 같다.



영화를 보고 그 여운을 곱씹고 나니 나는 얼마나 내 하루를 소중하게 대하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별 것 없는 내 하루도 받아들이고 가꾸기 나름이라는 것을 영화는 보여주었다.



일상은 단순히 반복되는 날들이 아니라 충분히 예쁘고 멋지게 만들 수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얻은 해답은 '무엇을 하든 그 순간을 사랑하는 것'. 하루의 구성은 주인공과 다르지만, 나도 나만의 퍼펙트 데이즈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살아있는 한 매일 새롭게 주어지는 하루를 나만의 방식으로 한껏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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