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쓰기로 독립하는 법 >을 읽고
많은 사람들이 독립을 꿈꾼다. 직장 생활이 안 맞아서 독립하고 싶은 사람, 아예 자신의 일을 하고 싶은 사람, 언제 강제 독립을 하게 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사람 등등. 결국 언젠가 우리는 내 일을 하게 되는 날을 맞이하게 된다.
나는 코로나 시절부터, 그러니까 마흔에 들어서면서부터 위기감을 느꼈다. 하고 있던 회사 임직원의 해외출장 지원업무 자체가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는 일이었고, 그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을 찾아서 하곤 했었다. 찾아서 하고, 만들어내서 했다. 출장이 사라져 버린 시간에 그 일을 했던 나란 존재를 사람들이 잊을까 봐 매주 나를 알리는 작업을 했다. 시키지도 않았던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공지를 알리고, 변동 사항을 알리고, 주의 사항을 알리며 ‘나 여기 있어요.’ 하고 손짓이라도 하듯 지속적으로 보여줬다. 독립을 위한 매뉴얼과 같은 이 책을 보면서, 그때의 나처럼 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독서기록을 쓰면서 그때의 기억이 소환되어 연결되었다. 이게 독서의 즐거움인 것 같다.
독립을 한다는 것은 그때의 나처럼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나란 존재가 여기 있다는 것을 꾸준히 알려야 가능해진다고 한다. 독립에 맞는 ‘기반’이라는 것이 있어야 시작할 수 있다. 그냥 그만두고 독립한다면 아무것도 없이 견뎌내야 하는 시간이 너무 길 것이다. 시대 예보 시리즈를 내고 계시는 송길영 작가님도 ‘준비하셔라’하고 자주 말씀하신다. 그 준비는 지금의 것을 냅다 버리고 하는 준비가 아니라 two-track으로 두면서 준비하는 시간을 가져가라는 의미다.
독립하고자 한다면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나를 노출된 곳에 아카이빙 하면서 알려야 한다. 낚싯대를 드리우듯 온, 오프라인에 내가 가진 것들을 내놓으며 연결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 전문성을 갖추고 최선을 다하여 신뢰를 쌓으며 누군가에게든 나를 각인시켜야 독립은 자리를 잡아 나갈 수 있다. 언제 어느 순간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나란 존재가 ‘떠오를’ 수 있게, 내가 생각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없고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 단 한두 명이라도 나를 통해 좋은 경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한다면 그것이 어디로든 나를 좋은 방향으로 데려간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렇기에 진정성 있는, 신뢰 기반의 관계를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겠지만, 독립으로 가는 길에는 더욱더 일과 관계에 정성이 필요한 것 같다. 아무리 좋은 기획과 사업 아이디어가 있어도 그 일에 대한 진심, 연결과 관계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지 못하면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다. 관계를 잘 가져가는 것. 참 어렵게 느껴지는 일인데, 이것은 꼭 독립을 위해서가 아니라 직장을 다니는 사람에게도 중요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타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잘 형성해 나갈 것인가. 당장 현재의 삶과 언제가 될지 모를 독립의 삶에서 잘 풀어내야 할 숙제인 것 같다.(인간관계에 대한 유명한 저서,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읽어보고 싶어 졌다.)
내 전문성을 쌓고 - 드러내고 알려서 연결되고 - 최선을 다해 신뢰를 얻어 - 그 인연을 잘 유지하며 또 다른 기회로 연결하는 것. 이것이 독립으로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는 선순환의 고리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은 가능성일지라도 일단 붙잡는 게 중요하다.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이니, 어떠한 기회라도 일단은 잡아서 성심껏 하다 보면 나에게 맞는 일을 더 찾을 수도 있고, 그로 인해 어떤 더 많은 일들이 찾아올지 모른다. 문고리를 당겨봐야 문이 열리는지 안 열리는지 알 수 있듯, 일단 잡아당겨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도전에 소극적인 나에게도 매우 절실한 자세다.
나는 아직까지 회사원이지만 이제 23년을 지나고 있다 보니 이 기차의 종착역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부터 다시 나를 아카이빙하고 알리면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적극적으로 탐색해보려 한다. 지금 독립을 고민하고 있거나 이제 막 독립한 사람에게는 이 책이 교본이 되어줄 것이니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