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교신에서 나의 답이 늘 뻔하고 똑같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일을 해내는 속도도 더뎌지고, 겨우 마감을 맞추기 바쁘다.
오래도록 해온 업무라 일의 일정은 루틴처럼 돌아가는데 그 쳇바퀴에서마저 나는 무엇 때문에 쫓기고 있는가.
반복 업무, 오래된 실무자.
거기에서 나오는 단순한 생각, 단순한 대답.
뭔가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는 자세.
나는 매너리즘에 빠져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거나 월요일이 두렵다거나 너무 지쳐서 성과가 급락하는 상태는 아니니 슬럼프는 아닌 것 같다.
슬럼프가 아니라서 다행인가?
그러나 이 매너리즘도 꽤 내 마음을 괴롭힌다.
'내 직급과 직책과 연차에서 이것밖에 못할까?'
'좀 더 넓게 멀리 보는 시각이 왜 없을까?'
'동료들에 비해 아이디어와 논리가 떨어지는 것 같아.'
수시로 이런 생각들에 휩싸이면 괜스레 위축됨을 느낀다.
한편으론 매너리즘에 빠진 나도 이해는 된다. 지금 15년째 같은 일을 메인으로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나를 질책하지 않고, 이 매너리즘을 타개할 방법을 찾아 하나씩 실행해 보기로 한다.
매너리즘 극복 방법을 검색하니 여러 가지 비슷하게 설명된 방법들이 나온다.
내 일의 의미를 재정의하기
과정에 초점을 맞춰보기
루틴의 작은 변화 주기
새로운 배움 자극 주기
몸을 움직여 뇌 깨우기
멍 때리기로 뇌 쉬어주기
나를 돌아보는 시간 갖기 등등.
나는 내 매너리즘의 원인을 변화 없는 업무방식과 성장이 느껴지지 않는 나 자신으로 진단하고 있다.
내가 하는 일의 방식에 이러쿵저러쿵 토다는 사람이 없는지 오래다. 별 실수 없었고 늘 하던 대로 해오고 있다. 그만큼 내가 주도적으로 일을 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하는 위치다. 나는 일에 대해 좀 더 크고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하며 직원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지만 자꾸 당장의 일만 처리하게 된다. 그것만 해도 하루가 지나갈 만큼 일이 있다는 것도 문제 이긴 하고...
그래도 업무 안배, 시간 배분을 잘해서 장기적으로 필요하다 싶은 일을 계획하여 지속하고 싶은데 잘되지 않는다. 해보자는 마음에 시작은 하나 지속하지 못하고, 지속하지 못할 것 같아 선뜻 시작하지 못하는 것이 반복되고 있다.
해답은 일의 정리에 있는 것 같다.
팀장님은 전부터 내게 후임을 정해 일을 내리라고 말씀하시는데 내가 그러지 못하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이제 진짜 일을 내려야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실무를 조금씩 내리고 나눠서 업무적, 시간적 룸을 만들고 그 부분을 좀 더 넓고 깊은 시각으로 접근하는 일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내 업의 의미와 가치를 재정의하고, 그 정의에 맞게 장단기 업무를 세팅해 봐야겠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것도 시도해 보고. 그로 인해 좋은 성과가 나면 좋고, 그렇지 않더라도 배우게 되는 것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또한 주위가 환기될 수 있게 매일 반복되는 패턴에서 한 가지는 다르게 하는 것도 좋겠다. 늘 가던 길로 가지 않고 산책 겸 돌아간다거나, 한 정거장 정도 걷는다거나, 할 수 있다면 퇴근 후 1시간 정도 도서관에 들러 책을 보는 시간도 좋을 것 같다.
행동해야 시작된다고 했다. 무엇이든 시작을 해야 일이 일어나고, 나아지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다면 좋은 일이 일어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매너리즘에 빠진 나도 극복할 방향으로 행동한다면 나아질 수 있겠지. 한번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