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누구인지 기억하세요
"당신은 이 순간 이야기의 주인공이고, 동시에 창조자예요."
그러니까 당연히 무엇이든 만들 수 있어요.
그리고 동시에
이 모든 이야기에 대한 책임도 오롯이 당신이 지는 겁니다.라고 한다면
그 선택이 어떻게 느껴지시나요?
혹시 주인공이고는 싶은데 창조자이고 싶지 않은 분도 계실까요?
창조라니 이거 너무 거창하고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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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쨌거나 저쨌거나 우리는 창조자입니다.
의식적으로 인식하지 않아도 계속 창조하고 있거든요.
단 무의식적으로 창조하기에 창조라고 인식하기 어려워요.
그걸 의식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예를 들면
내가 밖으로 말하지 않아도 들려오는 나의 목소리처럼요.
오늘 내가 마주하는 모든 것이
내가 경험하고 싶은 것이었어요.
부족한 상황, 고통스러운 상황, 건강하지 않은 상황
자신의 가치를 낮추는 상황도 창조해요.
아니 이런 상태를 내가 창조할 리가 없잖아라고 생각하지만
만약 잠재의식이 그 이야기를 원한다면,
왜 그럴까요?
편하고 익숙한 이야기인가요?
쓰고 싶은 이야기인가요?
+
정말 창조하고 싶은 이야기는
내가 누군지,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아는 그 순간부터 펼쳐집니다.
세상에 반응하는 것을 멈추고
그 모든 것에 반응하는 자신을 보세요.
당신을 궁금해하세요.
원래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당신을요.
가려진 것들을 치우면 드러나는 반짝임이에요.
갈고닦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요.
당신은 원래부터 빛나고 있었습니다.
이 세상에 왜 왔는지
기억하시나요?
당신은 무엇을 경험하러 왔나요?
아이들의 눈을 보다 보면
그런 기억들이 살아나기도 합니다.
어쩌면 잊고 있던 기억이요.
부모가 좋아하니까
남들이 이런 직업을 선택해서가 아니라
그냥 자신이 좋아하는 걸 아는 눈을 보면요.
양양에서 만나 담은 아이들의 눈입니다. 도윤, 인규, 은수
도윤이와 인규는 장애를 가지고 있어요. 우연히 카페에서 만나서 눈을 보는데 너무 예쁘더라고요. 어머니의 허락을 받고 촬영을 했습니다. 불편한 몸을 가지고 있지만 그 영혼은 저보다도 훨씬 자유롭고 순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본의 산부인과 의사 이케가와 아키라 씨가 쓴 책(태어나기 전부터 사랑해요 엄마/시월의 책, 엄마를 사랑해서 태어났어/랜덤하우스코리아)을 보면 아이들은 부모를 선택하여 온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그 기억을 자라면서 잊지만 우리는 어린 아이들의 눈에서 가끔 그걸 기억하기도 합니다.
두려움 없이, 편견 없이 마주하던 그 세상을요.
도윤이는 노래하는 걸 좋아해요. 흥도 많고요.
음악은 언어를 뛰어넘잖아요. 도윤가 표현하는 소리는 얼마나 독특할까요.
인규는 만드는 걸 좋아한데요. 손으로 직접 만지면서 표현하는 것들이 궁금해집니다.
은수는 서핑 선수예요.
멋지게 파도를 타는 은수는 책을 읽는 고요한 시간도 좋아한다면서
판타지 소설을 쓰고 싶다고 했어요.
서핑하는 작가라니 멋지죠. 글을 쓰는 서핑선수라고 해야 할까요.
당신 앞에 당신을 바라보는 눈이 있습니다.
그 눈에 당신이 담겨 있다면, 당신은 그 눈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당신이 기쁘세요. 당신이 기쁨으로 웃는다면 그 기쁨을 담은 눈도 웃을 것입니다.
당신이 편안하세요. 애쓰지 않고 편안한 당신의 모습에 그 눈도 고요히 빛날 것입니다.
지금 당신의 눈앞에 있는 존재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당신 자신으로 존재하세요.
그것이 당신이 사랑하는 세상에 줄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입니다.
From your Iris
<책, 고양이의 눈으로: 이름 없는 존재를 넘는 여정, 에필로그>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480D250433890
자신이 느끼는 세상을 자신 만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는 건 축복인 거 같아요.
그리고 그 언어의 힘은 모든 것을 창조해요. 갇혔다고 생각해면 갇히는 것이지만
그걸 이용할 수 있다고 느끼면 또 창조가 되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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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발리에서 첫날입니다. 보랏빛 물의 왕국, 왕이 없어서 혼자 앉아있던 여왕은 가운데 서니 힘이 좀 생긴다며 아주 신나했어요. 주스를 마시며 연꽃 사이를 막 뛰어다니는 애들을 보다가 같은 방향을 보는 남왕도 나타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보라 여왕는 유어아이즈라는 이상한 학교를 만드는 게 꿈이거든요.
그저께 바디서핑하러 갔다가 '나라'라는 이름을 쓰는 분을 만났는데 그분의 나라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궁금했습니다. 그분은 세 번째 나라를 쓰고 있다고 하네요.
<진격의 거인>의 작가 이사야마 하지메는 마지막 장면의 이미지를 아주 어릴 때 이미 그렸다고 해요.
당신의 이야기의 마지막 장면은 무엇인가요?
당신이 보고 싶은 세상은 무엇인가요?
이미 존재하는 그곳에서 오늘이 펼쳐집니다.
<리멤버 시리즈 연재를 마칩니다.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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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기쁨은?
당신이 보고 싶은 세상은 무엇인가요?
9월 25일에 만난 눈의 대답이에요.
맥스 타계, 설치미술, 영상, 수어 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이자 활동가
PiLAB Création(Beaux-Arts de Marseille 소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