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앨범
하얏트호텔 실습 중일 때 가수 박진영의 콘서트가 열렸다. 선배의 도움으로 팔자에도 없던 그 콘서트를 보게 봤다.
어두운 공간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조명과 웅장한 음악은 그의 팬이 아니었던 나까지도 흥분하게 만들었다.
콘서트는 팬이 아니었던 사람도 단 번에 팬이 되게 하는 막강한 힘을 가졌다.
살면서 그 후에도 내게는 여러 번의 공짜 공연 관람 기회가 주어졌다. 친구가 라디오 사연에 당첨되어 받은 박화요비의 연말 콘서트, 다른 이가 준 뮤지컬 ‘캣츠’ 공연, 어느 여배우의 연극 등등 말이다.
그렇게 현장에서 보는 건 참 특별한 매력이 있다.
그래서 나중에 내 아이가 좋아하는 가수나 연예인이 생긴다면 꼭 한 번은 공연장에 데리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요즘은 굳이 콘서트장이나 공연장에 가지 않아도 그 가수를 좋아하고 즐기는 일은 매우 다양해졌다.
유튜브 채널 또는 sns, 굿즈 등을 통해서 얼마든지 덕후가 된다. 요즘 내 아들은 랩 덕후다.
고등래퍼와 쇼미 더 머니가 랩 덕후가 되는데 한몫 두둑이 했다.
덕분에 나도 래퍼들의 이름을 많이 안다.
빈첸, 김하온, 스윙스, 블루, 한요한, 마미손, 나플라, 기리보이, 릴보이 등등 말이다.
처음엔 욕하는 것 같고 그저 시끄럽게만 들리던 이들의 음악이 나도 이젠 좋아하게 되었다. 차 타고 이동할 때면 아들이 선곡한 곡을 듣다 보니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난 이제 랩을 할 지경이 되었다.
얼마 전 아들이 ‘블루 앨범’이 나왔다며 사 줄 수 있냐고 내게 물었다. 요즘 아이들은 풍족하게 자라는 편이라 우리 때처럼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는 물건이 별로 없다. 장난감을 사 달라고 할 나이도 지났고, 때 되면 옷 사주고 신발 사주고...
아들이 무언가를 사 달라고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에 오히려 그 반응이 반갑고 신기했다.
다른 그 모든 걸 떠나서 난 내 아들이 좋아하는 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열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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