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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mpkin Jan 05. 2023

욕을 하면서도 고마운 존재

북 치고 장구치고 혼자서 난리 부르쓰였던 오늘...

조그만 사무실인데도 일을 혼자 한다는 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딸랑 한 명 있는 직원을 휴가 보내고 나니 모든 걸 혼자 해야 하는 상황.


"아~ 옛날이여~?"


설마~ 그럴 리가~

지난날에 미련을 두는 나는 아니다.


어쨌거나,

지금까지의 경험상 연말 연초에는 아무래도 판매가 떨어지니 별 무리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무리 주문이 적어도 모든 일을 혼자서 하려니 결코 만만하지가 않다.


직원이 결석하여 하루 혼자 사무실을 지키는 것과

20일을 내리 혼자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임을 이제야 알겠다.

북 치고 장구치고 나 혼자 난리 부르스다.


오늘은 특히 더 가관이었다.

한국에 쿠팡이 있다면, 브라질 아니 남미에는 Mercado Livre가 있다.

(쿠팡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비슷한 시스템이 아닌가 싶다)


Mercado Livre는 아르헨티나에서 시작된 플랫폼인데, 지금은 브라질에서도 점점 덩치를 키우고 있다.

판데믹으로 모든 회사들이 문을 닫아야 했던 환경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생존방식은 온라인 세일이었고,

그렇게 너도나도 뛰어든 곳이 바로 Mercado Livre였다.


물론, 다른 Market Place들도 여럿 있지만

온전히 손님 차원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고 반품이 쉽다 보니 그야말로 겁 없이 커나가기 시작했다.

전에는 사기를 당하는 사람들이 많아 불신의 이미지가 컸지만, 이제는 신뢰의 플랫폼으로 자리하면서

우주가 팽창하듯 그렇게 거대한 회사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 플랫폼을 사용하는 유저로써 느끼는 문제는 (자료를 뽑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갑자기 커져버린 덩치에 맞는 시스템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러 가지 불편한 상황들이 자주 벌어지곤 한다.


아무래도 덩치가 커지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물며 갑자기 커져버렸으니 준비가 미처 되어있지 않았음은 이해가 가는 부분이긴 하나

매일매일을 접하는 우리 Seller 로서는 스트레스의 주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사무실에 나가면 Mercado Livre를 욕하면서 시작하고,

 Mercado Livre에 고마워하면서 하루를 마쳐."


친구에게 이야기하면서 웃었던 기억이 난다.

정말 그렇다.

욕을 하면서도 고마운 존재, 바로 Mercado Livre다.


투덜대면서도 고마움을 느끼는 이유는 Mercado Livre 덕분에 그나마 판데믹을 견뎌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지만 Wholesale이 막혀버린 판매 Zero의 상황에서

그렇게라도 조금이라도 판매가 일어나니 얼마나 고마웠는지.


어쨌거나, 처음에는 무조건 Seller들이 손해를 보아야 하는 말도 안 되는 규제들로 어이가 없었는데

작년 말부터, 무례한 손님들로부터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무언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이 살짝 느껴진다.

들은 얘기로는 향수를 사고서는 마음에 안 든다고 되돌리면서 돌을 넣어 반환하는 손님도 있었다고 하니

그런 손님을 만나지 않은 우리는 운이 좋은 편이다.


오늘 있었던 일은 그런 진상 손님과의 문제가 아닌 운송회사와의 문제였다.

늘 픽업 오는 Sr. João과 Katia가 다른 곳으로 옮겨진 후 계속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두 부부가 늘 웃는 얼굴로 성실하게 시간 맞춰서 왔었는데, 갑자기 다른 지역으로 옮겨졌다는 것이다.

바로 그때부터 문제는 시작되었다.

이번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그 누구도 픽업을 하러 오지 않은 것이다.


Mercado Livre의 취약점이 바로 그 부분이다.

내가 보기엔  픽업 루트를 담당하는 팀장이 바뀌지 않고서는 해결책이 없어 보인다.

한 두 번 있는 일이 아니니 고질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매일매일 Seller들이 바뀌는 것도 아닌데, 왜 픽업하는 분들이 매번 바뀌어야 하는지

나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우리가 있는 건물에 Mercado Livre를 통해 판매를 하시는 회사가 많은데

픽업 오는 분들이 여럿임을 나중에 알았다.


한 건물에 픽업하는 사람들이 여럿이라니. 시간 낭비, 인원 낭비, 에너지 낭비 아닌가.

지역 별로 나누어 담당을 정하면 되는데, 그게 되질 않는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내가 알지 못하는 어떤 세세한 문제가 있는지도 모를 일이나

이 똑같은 상황이 여러 번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 능력 없는 리더의 역량이 그 밖에 안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더 웃기는 것은, 픽업이 오지 않을 때, ML에서 허가한 에이전시로 가져가는 것도 안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면 어카운트가 캔슬된단다. 이건 또 뭔 말도 안 되는 웃기는 짬뽕 같은 소린지.

그럼 차라리 픽업 오지 말라고 이멜을 보냈더니 그것도 안된단다.

어느 일정 level의 회사들은 픽업을 가는 것이 규칙이기에 그리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매번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그들이 하는 판에 박힌 듯하는 이야기는

우리 회사의 신뢰평판 피드백에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해명이다.


실제적인 포인트는 픽업을 오고 안 오고의 문제가 아니다.

손님과 회사 간의 기본적인 약속은 꼭 지켜야 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고 의무라는 것을

그들은 놓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손님들이 그 수많은 경쟁사들 틈에서 우리 물건을 살 때는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신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잘못도 아니고 이미 배송 준비가 되어 있는 제품들이 픽업을 오지 않아 보내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일인가.

손님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일일이 메세지를 보냈다.

다행히도 손님들이 이해를 해주었고 알려줘서 고맙다는 인사가 돌아왔다.


그렇게 오늘은 내내 DHL 직원과 그 문제를 해결하느라 오후 시간을 다 보냈다.

더 열받는 것은 새로 바뀐 픽업트럭 운전사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우리 사무실에 왔는데 문이 닫혀있었다는 것이다. (세상에~)


그러더니 잠시 후에 왓챕으로 보내온 화면 스크립트에는 우리 사무실에 아무도 없었다고 적혀있었다.

늘 이런 식이다.

혹시 새로운 우리 건물 안내원이 잘못 말했나 데스크에 물어봤더니 오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럴 줄 알았어~)


암튼, 한 두번도 아니고, 이번에는 꼭 해결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DHL 직원이 하는 해명에 우리 입장을 하나하나 밝히며 나는 나대로 우리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하긴 그가 무슨 잘못이 있겠나.

그는 그의 일을 하고 있을 뿐인 것이고, 나의 상황을 들어주며 해결해주려고 하고 있을 뿐인데

그렇게 서로 입장을 고수하며 상황 설명을 하다가 내일은 자기가 직접 관여해서 해결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우리의 설전은 끝났다.


글을 쓰다 보니 그 젊은 직원이 끝까지 차분하게 대처하며 이야기를 들어준 것이 고맙게 느껴진다.

어쨌든, 다시 한번 믿어보는 수밖에


그렇게 정신없는 가운데 손님들에게 오는 메시지로 왓챕은 딩딩거리고~

정신없는 하루였다.


문제 해결하느라 오후 내내 매달려 있었지만,

열심히 일한 하루~

기.분.좋.음.이.다. ^^

.

.


오늘은 종일 비가 왔었다.


오늘 내가 고른 곡은 ,


It's Raining Men - The Weather Girls


어깨 춤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내가 아주 좋아하는 곡.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난리 부르쓰였던 오늘~

수고한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


볼륩 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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