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umpkin Jan 06. 2023

또 하나의 도전

갈 길이 멀어도 정북향의 길 위에 있음을 안다는 것은 위로고 감사다.


10월 중순쯤이었을까?

일을 하다 문득,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지독한 판데믹의 여파에 생존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는 하루하루지만,

언제까지 손님들의 주문에 일희일비해야 하나,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답답하기도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는 다 하고 있는데, 대체 뭘 더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를 모르겠으니 뭔지 모를 불안감은 조금씩 그 영역을 넓혀갔다.


이런 답이 없는 불안함을 피하는 최적의 방법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인데

마음이 영 아니다 보니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기분 전환을 위해 음악을 틀었다. 

보통은 Spotify로 듣는데, 어쩐 일인지 Youtube로 들어갔다.

좋아하는 음악들로 골라 넣고 플레이를 하는데 중간에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광고 때문에 신경이 거슬렸다.

음악을 들을 때는 스포티파이로 선호하는 이유기도 하다.


어쨌거나, 중간에 광고가 툭 튀어나오면 보통은 짜증이 나는데

평소 같으면 가차 없이 건너뛰었을 광고를 그날따라 웬일인지 보게 되었다.


말하는 이의 스토리가 나의 귀를 기울이게 만들었고, 

어떤 끌림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결론은 Google Ads와 Facebook Ads(Meta Ads)등에 관한 디지털 마케팅 광고였다.

온라인 무료 강의가 진행될 거라는 말에 솔깃했는데,

마침 다음날이 바로 온라인 강의가 시작되는 날이었다.


3일간 밤시간에 진행되는 온라인 수업

“바로 이거였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함은 알겠는데 막연한 생각만 있을 뿐

정확하게 무엇인지 모르겠기에 생각이 많았던 그즈음이었다.

그런데 바로 이것이란 생각이 점차 강렬해졌고

강의를 듣는 내내 가슴이 쿵쾅거리며 나를 들뜨게 했다.


무엇보다 나를 열광케 한 것은 마지막 수업이었다.

마치 ‘7 habit’ 수업을 듣는 느낌이었다.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하며 나의 상황을 정확하게 바라보게 했고

왜 이 공부를 해야 하는지 조목조목 설명해가는 강사의 말은 나를 열광하게 했다.


생각지도 않게 유튜브 광고를 통해 이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고

그는 그렇게 나의 멘토가 되었다.

앞으로 1년의 과정을 통해 함께 하게 된다.


이 과정이 내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그냥 이론 강의나 책으로 하는 공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자신의 제품을 가지고 시장에 뛰어들어 

수많은 경쟁사들 틈에서 우리 회사 제품이 구매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지금보다 더 많은 판매가 이루어지도록 수정해가며 최적화해가는 과정을 

멘토들과 함께 하게 되기에 그리도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이 복잡하고 치열한 브라질 시장이 우리의 연습장이고 훈련장이라니..

나처럼 초보들에게는 더없이 귀한 프로그램이었다.


그는 ‘약속’을 강조한다.

나 자신과의 약속

공부를 끝까지 해내겠다는 약속

자신이 세운 계획을 기간 안에 해내겠다는 약속

무엇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약속


“Desistir, não é uma opção” 포기는 옵션이 아니다 정도로 번역되겠지만, 

포기는 우리 사전에 없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것이다.


중간에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부분들을 수정하고 배우면서

끝까지 마스터할 때까지 함께 하겠다는 약속

그렇게 태어나 처음 본 강사의 말을 온전히 신뢰하며 

나는 그의 디지털 마케팅 공부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마케팅의 ‘ㅁ’자도 모르는 나와 같은 초보들을 위한 그의 프로그램은 놀랍다.

이론적인 것뿐만이 아니라, 어떻게 내 제품을 구글이나 페이스북에 올리는지 

‘기초’라고 말하기도 머쓱한 지극히 기본적인 것부터 가르친다.


지금까지 이런저런 공부들을 취미 삼아해왔지만, 일과 관계되는 공부는 처음이다. 

이 공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수업비가 상상 초월이라 조금 걱정은 되었다.

과연 내가 이 수업비를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인가에 대한..

나 혼자 결정할 상황이 아니기에 남편과 상의를 해야 했다. 


“우리, 공부하는 것에는 돈 안 아끼기로 했잖아, 자기야 열심히 해 봐”

남편의 주저 없는 파이팅에 힘을 얻어 덜컥 수업 신청을 해버렸다. 


배움에 있어 나이를 운운하는 나는 아니지만,

사실, 디지털 마케팅은 젊은이들이 하는 거라 생각했던 분야다.


회사를 닫기 전에는 마케팅 팀이 따로 있었고, 

남편이 관리했기에 굳이 나까지 알아야 할 이유도 없었다.

내가 맡은 일이 아니면 관심을 두지 않는 성향이니 더더욱 무관심.

그런 내가 이제 그 공부를 하겠다고 뛰어들었으니 

삶이란 놀라움의 연속이다.


Forest Gump의 엄마 말씀은 백번 맞다.

인생은 봉봉 초콜렛 같은 거라서 먹어보지 않으면 그 맛을 알 수 없다는 말은 진리다!


그렇게 2022년 마지막 즈음, 나의 새로운 도전은 시작되었고

언어도 딸리는 상황 속에 젊은이들 틈에 끼어 함께하느라

설렘과 긴장, 그리고 불안감과 희열이 범벅이 되는 시간을 보냈지만

요 몇 년 느껴보지 못한 배움이 안겨주는 희열을 만끽했던 시간이었다.

목표가 생기니 내 안에 죽었던 열정도 살아났다.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많은 문제점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앞으로 수정해 나가야 하는 많은 것들에 대한 아이디어들이

팝콘이 튀듯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손님들에게 구글 설문지를 날리고

사이트를 다시 고치고 테마도 바꾸느라 정신없는 연말을 보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길이 보이니 감사하기만 하다.

구불구불 먼 길이라 할지라도, 정북향의 길 위에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감사하다.


이 프로그램 커뮤니티에는 동양인은 거의 없고, 한국 사람은 나 하나다.

몇 십 년을 여러 나라에서 살았던 덕에 그런 환경에는 익숙하니

그건 큰 문제가 아니다. 


단지, 모든 과제 제출이 선생님에게가 아닌, 

모든 학생들이 보는 공간에 올려야 한다는 상황이 긴장되게 한다.

나의 숨길 수 없는 포어 엑센트는 말해 무엇하랴.


알면 아는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부딪히는 뚝심은 

삶이 내게 안겨준 선물이다. 


“알아들을 자는 알아들을 지어다~” 


나이가 드니 배짱만 는다. 

브라질 국민들의 따뜻함이 나를 그리 용기 내게 하는 것일 게다.

내가 브라질을 사랑하는 이유다.


지난 2~3개월을 강행군으로 달렸더니 조금 고되긴 하다.

그래도 지치지 말고, 풀어지지 말고

성실하게 나 자신과 한 약속, 선생님과 한 약속, 

그리고 커뮤니티 팀원들과 한 약속을 꼭 지켜내는

나의 2023년을 만들고야 말겠다는 야무진 다짐을 해본다.


오늘, 나의 멘토링을 도와준,

가이드 Taigra와 IT팀 멘토 Marcilio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

.


Adriana Calcanhotto - Fico Assim Sem Você


날개 없는 비행기~

불 없는 모닥불~

공 없는 축구경기 등등~


사랑하는 그대가 곁에 없을 때 느끼는 감정을

동화처럼 그려낸 귀여운 곡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 장난하던..

그대 없는 세상은 앙꼬 없는 찐빵이요~

등대 없는 항구요~

고무줄 없는 ㅍㅌ~ 

뭐 이런 분위기라고나 할까 ~?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