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umpkin Jan 07. 2023

리뷰를 쓴다는 것

리뷰를 쓸 때 가장 나 다운 글쓰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좋다.


내 브런치에 <펌킨의 독서노트>라는 타이틀로 올려지고 있는 여러 리뷰들은

오랜 시간 동안 내 블로그에 날것 그대로의 느낌을 풀어낸 내용들을

좀 부드럽게(?) 정리한 것들이다.


브런치를 시작한 이유이기도 했다.

마음에 와닿는 책들로 정리하여 개인 소장의 독서 리뷰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던 것.

<펌킨의 독서노트>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물론 모든 리뷰들이 올려지는 건 아니다.

어떤 리뷰들은 읽은 책이 너무 좋아서 그저 어쩔 줄 몰라하며 써 올린 

오로지 느낌 남발들의 리뷰들이라 탈락이고~ 

어떤 리뷰는 내용이 부실해서 다시 손을 대자니 엄두가 안나 탈락이고

어떤 리뷰는 시기와 맞지 않는 책들이라 탈락시킨 책들이다.


그 리뷰들을 포함하여 새로이 읽고 있는 책들 리뷰들이 올려진다.

그렇다고 모든 책들이 리뷰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책은 주말에 써야지 하고는 다른 책을 읽다가 느낌이 상실되어 통과하게 되고

어떤 책은 읽었는데 당최 느낌이 없어 어찌 써야 할지 몰라 통과고

또 어떤 책은 그와 반대로 너무 깊은 감동으로 이 짧은 어휘력으로 어찌 표현해야 할지 몰라 

끙끙대다 시간을 놓쳐 리뷰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나름 복잡한 그 당시의 나의 느낌과 감정 선에서 살아남는 책들이 리뷰로 올려진다.

이렇게 풀어내고 보니 리뷰 하나 쓰는데도 참 많은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 재밌게 느껴진다.


브런치에 책리뷰를 중심으로 글을 올리고 싶었던 이유는

리뷰를 쓸 때 느껴지는 그 느낌이 참 좋았기 때문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해 리뷰 쓰는 것이 즐거웠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과 읽는 동안의 내 느낌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하나의 글로 표현되는 작업을 즐겼던 것 같다.

무엇보다 리뷰를 쓸 때 가장 나 다운 글쓰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좋았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리뷰 쓰는 것을 즐긴다기보다는 숙제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아마도 시간에 쫓기며 “써야 한다’는 의무감 속에 쓰다 보니 그랬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누가 뭐라는 것도 아닌데 혼자 만들어 놓은 틀 안에 나를 가두고서는 끙끙거리는 모습이라니.

시간 관리를 제대로 하여 올해는 리뷰를 성실히 올려보고자 한다. 즐기면서 말이다.





<펌킨의 독서노트>는 네이버 밴드 페이지에서도 올려지고 있다.

1년 반쯤 전에 네이버 밴드 서비스 담당자님으로부터 

브런치에 올리고 있는 <펌킨의 독서노트>를 밴드 페이지에도 올리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브런치에 올리는 리뷰와 다른 새로운 리뷰를 새로 써야 하는 거라면 

내 일상의 스케줄을 볼 때 따로 시간을 내는 것이 어렵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에 한번 해 보자고 시작한 작업이었다.


역시나 밴드 담당자님 말씀처럼 책에 관심이 깊은 분들이 많으셔서 놀랐다.

부족한 글을 구독해주시니 송구스럽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책에 대한 느낌 공유가 많다는 것이 독특하게 느껴졌다.

삶에 환한 에너지를 통통 튀는 스타카토처럼 얹어주는 느낌이랄까.


브런치와 네이버 페이지에 리뷰를 올리는 것은 사뭇 다르다

브런치는 글쓰기에 특화되어 있는 플랫폼이라 내용이 부실한 건 본인 역량이겠지만

글을 올리기에는 최적의 공간이다.


그런데 밴드 페이지는 10000자까지 밖에 허용이 안된다.

나처럼 있는 느낌 없는 느낌 다 쏟아부어야 무언가 제대로 표현을 한 것 같은 스타일은 

리뷰든 일상 기록이든, 글이 길어지곤 한다. -_-;;

그런 경우 리뷰를 나눠서 올려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괴테의 <파우스트>,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앙드레 보나르의 <그리스인 이야기>, 

로렌 슬레이터의 <스키너 심리상자 열기>와 존 브록만의 <위험한 생각들> 외 등등의 리뷰들이

밴드 페이지에서 분단의 슬픔을 겪어야 했다. ^^

리뷰내용이 너무 길은 탓으로 2부 3부로 올려져야 했음이다.

그 부분이 좀 아쉽다. 느낌을 흐트러뜨리게 되니까.. 

(그럼, 글을 좀 짧게 쓰시던가~ ^^;;)


어쨌거나, 작년 말쯤 새로 시작한 공부로 인해 

브런치는 물론 네이버 밴드 페이지에도 리뷰를 올리지 못했다.

처음엔 1주일에 한 번씩 올리던 리뷰를, 2주에 한 번으로 슬그머니 늘어나더니

이제는 몇 달이 넘도록 올리지 못하고 있으니...




올해는 책도 열심히 읽고 리뷰도 좀 더 성실하게 올리려고 한다.

내가 태어난 해가 기묘년이어서인가?

사는 동안 다시는 만나지 못할 또 한 번의 기묘년,

왠지 모르게 이번 기묘년은 무엇이 되었든 내게 의미 있는 변화를 안겨주는

특별한 한 해가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사랑하는 한 해가 되길... 


삶이 허락한 모든 축복을 마음껏 누릴 줄 아는 

지혜로운 펌킨 일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기도드린다.

.

.


처음 이 음악 영상을 보고 너무 재밌고 웃겨서 깔깔거렸다.

우리 어렸을 때 시대쯤으로 느껴지는 츤데래의 결정판~ ^^


혼잣말하듯 읊조리듯 조근거리는 목소리로도 매력적이고

촌스러운 멋쟁이 분장의 남자 탤런트 분도 너무 재밌고~

어떻게 누가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을까~ ^^


암튼, 

<내 고향 서울엔 > 이 곡이 검정치마와의 첫 만남이었다~ ^^


검정치마의 <내 고향 서울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