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새 길을 닦으려면 새 계획을 세워야지요. 나는 어제 일어난 일은 생각 안 합니다. 내일 일어날 일을 자문하지도 않아요, 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나는 자신에게 묻지요. <조르바, 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 하는가?> <잠자고 있네.><그럼 잘 자게.> (- 중략 -) <조르바, 자네 지금 뭐하는가?> <여자에게 키스하고 있네.> <조르바, 잘해 보게. 키스할 동안 딴 일일랑 잊어버리게, 이 세상에는 아무것도 없네, 자네와 그 여자밖에는. 키스나 실컷 하게.> (P395)
‘알렉시스야, 내 너에게 비밀을 하나 일러 주마, 지금은 너무 어려 무슨 뜻인지 모를 테지만 자라면 알게 될 것이야. 잘 들어 둬라. 얘야, 천당의 일곱 품계도 이 땅의 일곱 품계도 하느님을 품기엔 넉넉하지 않다. 그러나 사람의 가슴은 하느님을 품기에 넉넉하지. 그러니 알렉시스야, 조심하거라, 내 너를 축복해서 말하거니와, 사람의 가슴에 상처를 내면 못쓰느니라!’ (P403)
‘꺼져 가는 불 가에 홀로 앉아 나는 조르바가 한 말의 무게를 가늠해 보았다. 의미가 풍부하고 포근한 흙냄새가 나는 말들이었다. 존재의 심연으로부터 그런 느낌을 갖게 되는 한 그런 말들이 따뜻한 인간미를 지니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으리. 내 말은 종이로 만들어진 것들에 지나지 않았다. 내 말들은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어서 피 한 방울 묻지 않은 것이었다. 말에 어떤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그 말이 품고 있는 핏방울로 가늠될 수 있으리.’ (P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