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3일 화요일
야구팬들은 항상 화가 나있고 자신의 팀, 선수들을 끊임없이 욕한다, 따위의 밈이 너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인식이 자리 잡으면 야구팬들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야구의 본질을 흐린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한 경기 안에도, 한 시즌 안에도, 한 선수의 인생에도, 한 팀의 역사에도 소위 말하는 '업다운'이 존재한다.
그 어떤 팀도 매일 이기지 못하고, 그 어떤 타자도 매 타석 안타를 칠 수 없으며, 그 어떤 투수도 모든 이닝을 완벽하게 막을 수 없다는 것.
하나의 승리 이전에 수많은 패배와 실패, 절망과 안타까움이 있는 것이 야구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서사의 힘은 다른 스포츠보다 야구에서 더욱 부각되고, 그래서 야구를 인생에 비유하기도 한다.
야구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이런 굴곡과 서사를 단순히 '항상 화가 나 있는 팬들'이라는 밈으로만 해석하는 것이 안타깝다.
이런 역경을 딛고 승리를 이루어냈을 때의 희열도 도파민의 분출로 쉽게 해석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이 평가절하된다.
밈은 밈으로 가볍게 즐기고, 야구의 진짜 즐거움을 아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