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 힘듦을 가장 과소평가해

2025년 3월 4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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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은 내 일이 아니야, 하는 생각을 머릿속 한편에 두고 있었던 것 같다.


두 가지 일을 하루에 하며 살았다. 오전에는 식당에서 직원으로 일을 했고 오후에는 작업실에 와서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살았다. 식당 일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육체적으로만 힘들 줄 알았는데 정신적으로도 쉽지 않았다. 식당에서 여섯 시간, 작업실에서 여섯 시간. 하루에 열두 시간을 일하는 것이 나의 일상이 되었다. 밥을 먹는 시간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쉼 없이 일했다. 두 곳에서, 각각 여섯 시간씩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다. 내가 일하는 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고 그것이 진심으로 일을 대하는 것, 말하자면 직업정신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에는 요령과 경험이 필요한데 그것이 부족한 나는 너무 많은 힘을 들이고 있었다. 일에 너무 집중하면 시야는 좁아지고 스스로를 돌보지 못하게 된다. 그런 나날들이 반복되면 결국 한계에 부딪힌다.


그렇게 식당 일을 하고 작업실에 돌아오면 개인 작업을 한다. 그림을 그리고, 영상을 편집하고, 글을 쓴다. 그림을 스캔해서 보정하고, 유튜브에 영상을 업로드하고, 브런치와 블로그에 글을 올린다. 매일 한 장 이상의 그림을 완성하고, 열흘에 하나 정도의 영상을 올리고, 일주일에 두세 개쯤의 글을 쓴다. 생각해 보니 나는 참 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 돈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일을 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다 문득, 어쩌면 내가 스스로를 너무 학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돌아보니 내 하루에 휴식이 전혀 없었다. 아침 아홉 시 반부터 오후 세시 반까지 여섯 시간을 일하고 온 자신이 고생했다는 생각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 일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 돈을 벌기 위한 일. 그리고 내 진짜 일은 지금부터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것이 일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부업이 끝났니? 그럼 이제 본업으로 돌아와 어서 작업을 하자.


1분 1초를 낭비하지 않고 사는 것이 제대로 된 삶이라고 여겼다. 매분 매초 치열하게 사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휴식에도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던 반년 전의 나는 또다시 찾아온 조급함에 스스로를 궁지에 몰고 있었다.


오늘은 온전히 쉬려고 한다. 깨끗이 씻고, 좋은 음악을 틀고, 그림을 그릴 것이다. 피곤하면 낮잠을 청하고, 먹고 싶은 음식을 먹을 것이다. 그렇게 쉬어도 내일 아침이면 출근을 할 것이고, 작업실로 돌아와서 또 일을 하겠지. 그러니 오늘 하루는 쉬어도 된다. 누구에게나 휴일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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