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술에 대한 고찰
기술의 발달은 우리의 삶에 많은 풍요를 가져다주고 있다. 스마트폰만 하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도와주고,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무궁무진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자율주행자동차 역시 단순히 운전의 피로를 덜어줄 뿐만 아니라, 기존에 운전을 할 수 없었던 장애인들도 혼자서 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면서, 이러한 혁신 기술에 사람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기술의 발달은 항상 좋은 일일까?
예전부터 기술 발달의 부작용으로 ‘인간 소외’가 지적되어 왔다. 기계가 사람의 일을 도우면서 많은 노동자들이 해고되었고, 이것은 기계 파괴 운동인 ‘러다이트 운동’으로 이어졌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런 ‘인간 소외’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기존에 기계들이 사람을 도와 사람의 생산성을 높이는 일종의 수동적 ‘도구’였다면, 2세대 기계인 인공지능(AI), 로봇, 자동화, 사물인터넷(IoT) 등은 그 자체로 사람보다 훨씬 높은 생산성을 자랑하며 노동시장에서 인간을 몰아내고 있다. 생산성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탓에 일자리나 소득의 증가가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는 ‘거대한 이원화(great decoupling)’ 현상이다(실제로 영국에서는 스마트폰 비서와 인터넷 비서 서비스의 보편화로 비서 일자리 16만 3000여 개가 줄었다고 한다).
또한, 이런 인간소외는 모든 사람에게 동등하게 적용되지 않는다. 기술을 갖고 있는 사람이나 기술을 접할 수 있는 환경에 있는 사람, 혁신기술을 그때, 그때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자본이 많은 사람은 기술에 대한 접근성이 높을 것이고, 그만큼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은 ‘기술 소외’를 겪기 마련이다. 그들은 그런 기술 혜택의 범위에서 벗어난 채(어쩌면 기술이 있는지조차 모른 채), 점점 심화되는 기술과 데이터의 빈부격차의 굴레 속에 놓이게 될 것이다.
‘엔젤스윙’은 이러한 부분에 문제의식을 갖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다. 혁신 기술은 그것을 필요로 하는 곳에 알아서, 자동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혁신 기술을 모두에게”가 바로 엔젤스윙의 미션이다. 기본적으로 드론매핑을 바탕으로 웹서비스를 통해 수익사업을 하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쪽방촌 매핑, 도시재생사업 기록, 재난 지역 모니터링 등 여러 사회적 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
쪽방촌과 판자촌에 살고 있는 주거취약환경에 놓인 사람들과 지역 봉사자, 관할 소방서는 보다 정밀한 지도가 필요하다. 그들은 입구와 출구가 어딘지도 알기 힘든 좁은 골목에 모여 살고, 그 골목에서는 가파른 경사 때문에 수시로 낙상사고가 발생한다. 만약 화재가 발생한다면 나무 소재의 집들은 순식간에 타버릴 것이고, 소방차는 좁은 골목의 출입로를 알지 못해서 들어올 엄두도 내지 못한 채 혼란을 겪을 것이다. 드론매핑 기술은 모두에게 유용할 수 있지만, 특히 이들에게 활용된다면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착한 기술이 된다. 엔젤스윙은 서울혁신파크 리빙랩 프로젝트를 통해 ‘시민참여형 쪽방촌 매핑’을 진행하고 있다. 드론을 이용해서 인공위성 지도보다 10배 정밀한 지도를 제작한 후 대피로 및 소방차 진입로를 표시하여 주민들과 소방서에 제공하는 것이다.
개발도상국에 사는 사람들은 어떨까? 그들은 아직 활발한 개발 단계에 있기 때문에 도시 계획이나 측량, 건설과 관련된 기술의 수요가 많고 필요성 또한 절실하다. 또한, 지진, 해일과 같은 큰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복구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드론을 이용한 2D/3D 지도 제작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다. 100~150m 상공에서 효과적으로 부지를 촬영하여 도시계획을 도울 수 있고, 재난 피해 상황을 신속하고 간편한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모두에게 필요한 측량 및 모니터링 기술이지만 이들에게 혜택이 간다면 더 큰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단순히 단기적인 도움을 주는 것을 넘어서, 기술을 적극적으로 알려주고 관련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면 장기적인 취, 창업률을 높여 국가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엔젤스윙은 코이카(KOICA)의 CTS(Creative Technology Solution)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네팔과 베트남의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일반적으로 혁신 기술의 발달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고, 편리함을 제공하는 좋은 일로 여겨진다. 하지만 2세대 기계들이 보편화됨에 따라 간접적으로는 인간소외가 가속화되고 있고, 기술 소외에 따른 데이터의 빈부격차 역시 심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직접적으로는 3D 프린팅 기술로 총기를 제작할 수 있고, 드론을 이용하여 마약을 운송하는 것과 같은 악용 사례 또한 발생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기술을 절실하게 필요한 곳에, ‘인간중심적’으로 사용한다면 많은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고,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엔젤스윙이 드론이라는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회사임에도 사회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by S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