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1권 6.
연극은 점차 기교와 모방으로 변질되고 말았지만, 희극 작가들도 유익한 말들을 꽤 많이 남겼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시가들과 희곡들을 지은 목적이 무엇이었느냐 하는 것이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1권 6 중에서
요 며칠 필사하고 내 생각을 글로 쓰지 못했다.
못 했다 보다는 안 했다에 가까울지 모른다.
이사 준비로 힘들어서, 시간이 없어서라는 핑계 뒤로 숨고 싶었다.
에어컨 없는 곳은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더웠고, 땀을 빼고 집에 돌아오면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책상에 앉을 힘도 없다는 명분으로 합리화했다.
쓰지 않는 날 동안 가시방석에 앉은 듯 불편했다.
앨범에 쌓여 가는 우리 일상이 핸드폰 속에 그대로 묻힐까 봐 간간이 일상 기록만 남겼다.
그런데 글은 왜 쓰지 않았을까.
쓰지 않는 나를 쓰는 사람이라 부를 수 있나.
스스로에게 당당할 수 없는 이유는 쓸 수 있었던 자신을 알기 때문이다.
지금도 머릿속엔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는데… 로 복잡하다.
우리는 행동으로 옮기지 않을 때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말했다.
해야 하는데… 하며 스트레스받기보다 행동해 버리기.
필사 후 쓰는 이 짧은 글 한 편을 하루치 최저 분량으로 기준 삼는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에 대한 이유와 목적을 끊임없이 묻고 답하면서 더는 핑계 뒤로 숨지 않기로 한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보다 하는 것이 에너지를 더 아끼는 길이다.
그리고 새로운 에너지를 내게 쌓는 건강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