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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현진 Aug 08. 2024

철학은 멀리 있지 않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1권 7.

철학을 하는 데는 다른 그 어떤 사람의 형편보다 네가 지금 처해 있는 형편이 가장 유리하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하지 않은가.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1권 7.



째깍째깍. 거실 초침 소리만 들리는 아침.

남편은 새벽 출장길에 오르고, 나는 거실 책상에 앉아 있다.

어수선한 집을 둘러보니 ‘이걸 언제 다 옮긴담….’ 걱정이 밀려온다.

막막해진 마음은 내려 두고 내 앞에 놓인 문장으로 옮겨온다.

책상 오른쪽엔 프랑스 작가의 일상 에세이가, 왼쪽 의자엔 한국 시인의 일상 에세이가 놓여 있다.

두 책을 번갈아 펼쳐보다 다시 내 문장으로 돌아온다.


바깥은 점점 더 밝아져 오고, 초침 소리는 들렸다 안 들렸다를 반복한다.

조금 더 자거나 읽거나 볼 수 있는 시간을 쓰는 데 쓴다.

쓰면서 나라는 사람을 정돈해 간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며 반성하고 칭찬하고 다독인다.

국어사전에서 철학이란 단어를 찾아보면 두 가지 뜻이 나온다.

1. 인생, 세계의 궁극의 근본 원리를 추구하는 학문.

2. 자기 자신의 경험 등에서 만들어 낸 기본적인 생각.

내게 쓰는 행위는 2번에 해당하는 철학이다.

나의 경험에서 비롯된 생각을 글로 정리하면서 내 인생을 살아 나간다.

철학을 학문적으로 생각하면 어렵게 느껴지지만 개인으로 가져오면 어려운 일도 아니다.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것도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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