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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ibooks Nov 24. 2021

프라하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들

안녕, 프라하

프라하에서 나는 사라졌다.

나는 적어도 프라하에서 완전히 사라진 존재이다.

나는 프라하에 .


심지어 내가 8년 만에 프라하를 다시 방문했을 때에도 나는 그곳에 없었다. 없는 존재였다.

구시가와 카렐 다리에서 웃고 떠드는 수많은 관광객 사이에서 나는 그들과는 다른 차원에 머무는 존재처럼 바람과 함께 흩어지곤 했다. 바람이 내 존재를 낱낱이 훑고 관통해 지나가는 바람에 나는 몹시 추웠다. 사람들도 이상할 정도로 나와 부딪히지 않으며 지나쳐갔다. 비유가 아니라 정말로 나는 없는 사람이었다.

유럽의 중심인 체코의 수도이며 아름다운 블타바 강을 끼고 있는 프라하. 그 도시 누비는 검은 머리의 키 작은 중년 여자인 나는 이곳에서 관광객이 아니라면 무엇이고 누구란 말인가? 나는 유령이 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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