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원고를 발표하고 피드백을 나누는 모임에 참여한 적이 있다. 이 모임은 고인이 되신 구본형선생님이 설립한 변화경영연구소 회원분들이 그동안 썼던 글들을 책으로 출간하기 위해 서로 피드백을 나누는 모임이었다. 매년 출판 진흥원에서는 우수한 원고를 뽑아 지원해주는 사업을 하는데 그동안 썼던 글들을 완성하여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함께 모이게 되었다. 지인의 소개로 모임에 참석해서 함께 글을 쓰는 작업을 했다. 3월 마지막 모임에서 참여자 중 한 분이 지인에게 "올해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라는 질문을 하였다. 지인은 "올해는 전업작가로 활동하려고 해요." 라고 답변하였다. 질문을 하셨던 분은 "전업작가가 되면 이전과 뭐가 달라지시는데요?" 라고 되묻자 "어디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살아가는가의 문제이죠. 올해부터는 작가에 좀 더 무게중심을 두고 살아가려고 해요" 라고 대답했다.
그 대화를 옆에서 듣던 순간, "전업작가" 라는 단어가 굉장히 강렬하게 마음에 꽂혔다. 전업작가란 다른 직업없이 작가로서 전념을 하며 글을 쓰는 사람을 말한다. '전업' 이라는 단어들이 붙는 경우가 또 어떤 단어가 있을까 생각해봤다. 전업작가, 전업주부, 전업투자자. 이런 경우에만 전업이라는 단어가 붙는다. 전업회사원, 전업교사, 전업화가. 이런 말들은 없다. 왜 그럴까? 작가, 주부, 투자자는 다른 일과 병행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일까. 작가의 경우는 글만 써서 생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하면서 글을 쓰는 사람도 꽤 많다. 특히 시를 쓰시는 분들의 경우에는 전업으로 시인활동만 하며 사는 분은 거의 없다.<블랙 스완>에서 보았듯이 글을 쓰는 일은 성공확률이 예측가능한 범주에 들어있지 않다. 노력한 만큼 비례하는 결과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전업작가가 되는 일은 모험이 될 수도 있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돌아온다고 확신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전업작가로 활동하기로 했어요." 라는 말을 언젠가 꼭 해보고 싶다. 글쓰기가 삶의 일부인 듯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여전히 내 글에는 자신이 없다. 깊은 사유가 길어올린 감동도, 화려한 미문이 주는 아름다움도 없지만 그래도 나만의 색을 드러내는 글을 계속해서 지치지 않고 써나가다보면 희망을 현실로 바꾸어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