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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ak Tie Aug 26. 2017

네이버 AWAY의 등장과 나의 생각 #1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에 대한 다른 접근법

플랫폼/서비스 업계의 제조업(?) 도전


    8월 17일, 네이버랩스에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인 AWAY를 출시했다. (https://away.naverlabs.com/)

<이렇게 생겼다고 합니다>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이라는 용어가 생소하다면, 흔히 볼 수 있는 자동차에 장착된 내비게이션이나 라디오/오디오를 생각하면 된다. 실제 내비게이션이나 오디오는 길을 안내하거나 라디오를 틀어주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데, 이를 통틀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라고 부른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는 이런거에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는 내비게이션이나 멀티미디어 음악 재생 등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매우 높지만, 통상적으로 전통적인 제조회사에서 거의 독점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에 순정으로 장착되어 나오는 인포테인먼트는 Tier1 이라고 불리우는 차동차 부품사에서 거의 독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모비스...) 따라서 AWAY의 출시는 전통적인 제조회사가 아닌 서비스 회사로부터 시도된 하나의 도전으로써 흥미롭게 바라보게 되었다. (사실 네이버랩스는 ‘네이버’하면 떠오르는 웹서비스나 앱서비스와는 다른, 더 실험적인 도전을 많이 하고 있으며, AWAY도 그 도전의 일부이다.)

    아직 AWAY를 사용해 보지 않아서, 실제로 써 보면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겠지만 일단 웹이나 기사로 보여지는 내용만으로 판단해본다.


제조업계와 서비스업계의 접근법 차이


    완성된 물리적인 '제품을 출시하는 것(제조업)'과 '서비스를 런칭하는 것(서비스업)'은, 초기 기획 및 접근 방법이나 과정이 매우 다르다. 제조업의 경우 하드웨어 기술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접목시키고, 서비스업의 경우 서비스를 기획하고 하드웨어를 접목시킨다. 두 가지 방법 중 옳고 그른것은 없다. 단지 각각의 장점과 단점이 있을 뿐이다.

    제조업의 강점인 하드웨어로부터 출발하는 경우, 하드웨어의 강건성과 품질이 보장된다. “100,000번의 장착과 탈착”, “10,000번의 낙하”, “영하 30℃에서 1000시간” 등과 같은 테스트를 통해 하드웨어의 무결성이 보장되는 것이다. 더욱이 자동차에 장착되는 하드웨어의 경우 테스트의 강도나 빈도는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혹하다. (업계에서는 Automotive Spec 이라는 별도의 기준이 따로 있을 정도다) 반면 아직까지는 하드웨어에 탑재되는 컨텐츠의 품질이 서비스업계의 것보다 높지 않다.

<내용과는 다소 무관하지만, 하드웨어 테스트는 이런거>

    서비스업의 강점인 소프트웨어로부터 출발하는 경우, 컨텐츠의 품질, 미려한 디자인 그리고 서비스의 연속적인 경험이 제공된다. 네이버 AWAY의 경우도 자신들의 강점인 NAVER MUSIC, MAP, CLOVA(음성인식 서비스)를 자랑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장담하건데 아마도 네이버 AWAY는 완성차(현대자동차, 쉐보레, 르노삼성 등등)의 하드웨어 성능 및 품질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다.


AWAY에 대한 간단한 생각


    만일 AWAY가 자동차에 기본으로 장착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었다면, 하드웨어의 관점에서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야만 하고, 그것은 네이버의 전문분야가 아니기에 잘 하지도 못한다. 그러기에 AWAY의 시장 전략은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1. 우회로를 선택했다.

    AWAY는 자동차에 기본으로 장착되는 방식이 아니라 대시보드(앞유리 아래의 공간) 위에 거치하는 형태지만, 팔지 않는다. 만일 네이버 AWAY를 사용하고 싶다면 차량 공유 서비스인 ‘그린카’를 이용해야만 한다. 순정은 아닌데, 그린카에서 제공되는 차량에는 ‘순정처럼’ 제공된다. 아마 AWAY는 이러한 방법을 통해 사용자의 운전/운전 중 청취 음악/위치 정보 등을 꾸준히 모을 것이고, 이미 그것을 분석하기 위한 솔루션도 이미 갖추고 있을 것이다.


2. 하드웨어가 접촉되는 것은 모두 차단했다.

    이건 많이들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통상적으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는 USB 단자와 AUX(외부기기 연결) 단자를 가지고 있으며, 점점 없어져가고 있지만 CD를 삽입하는 장치도 함께 있다. 이 모든 것은 하드웨어를 연결하는 것으로, AWAY에는 단 하나도 없다. 모든 것이 네트워크를 통한 서비스와 터치스크린으로만 존재한다. 하드웨어에 대한 자신이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지만,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고 생각한다.

<보통의 자동차에는 USB 및 AUX 단자가 있다(좌), AWAY는 그 어떤 연결 단자도 없다>


3. 최소한의 정보로, 할 수 있는 것만 했다.

    ‘과연 AWAY 개발팀이 다른 자동차 벤차마킹을 안 했을까?’. 그분들도 분명 벤치마킹을 했을 것이고 자동차에 수많은 기능들이 있다는 것도 알았을 것이다. 그런데 AWAY에는 5개의 메뉴(홈, 내비게이션, 미디어,  그린카, 음성검색)밖에 없다. 그리고 이 모든건 네이버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서비스이며, 이미 많은 데이터가 축적된 것이다. 잘 할 수 있는 것만 했고, 그 정도로 충분하다. 어설프게 다른 기능을 할 바에는 안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신 리더가 있을 것이다.

<왼쪽에 있는 4개 기능이랑, CLOVA-음성인식 추가)


4. 모두를 만족시키는 제품은 아니다. 그런데 그래도 된다.

    대량 생산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를 개발하는 입장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타겟 고객층이 없다는 것이다. 남녀노소 모두를 만족시키는 제품을 만들어야만 하는데 세상에 그런 제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디자인이건 뭐던 하향평준화 되며, 화면에 설명들이 덕지덕지 붙는 경우가 많다.

    반면 AWAY는 그린카에 장착된다. 그린카는 자동차 공유 서비스로 젊은 층이 많이 이용하며 그들은 스마트기기를 능숙하게 사용하고, CD나 USB로 듣는 음악 보다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익숙하다. AWAY는 정확히 그 정도까지만 만들었고, 시작하는 제품으로써 충분하다.


    네이버랩스의 AWAY가 무조건 좋은 제품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제조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써 서비스와 컨텐츠 중심의 접근 방법은, 위기의 제조업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글을 써 본다.

    다음 글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를 바라보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시각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예정이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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