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낼수록 선명해지는, 나이듦의 품격

by 세쌍둥이 엄마

살다 보니 채우는 법보다 비우는 법이 훨씬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타인의 시선에 맞추느라, 혹은 세상의 속도를 따라잡느라 정작 나 자신을 놓치고 살았던 시간들을 이제는 가만히 내려놓아야 할 때입니다.



가장 먼저 내려놓아야 할 것은 체면이라는 이름의 비용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은 당신이 무엇을 입었는지, 어떤 명품을 걸쳤는지 아무도 기억하지 않습니다. 껍데기를 치장하려 소중한 자산을 낭비하기보다, 내면의 평온을 사는 데 집중하는 것이 훨씬 현명합니다. 억지로 젊은 세대를 흉내 내며 애쓰지 마세요. 세월이 선물한 연륜을 긍정하며 제 나이에 걸맞은 품위를 지키는 모습이 가장 멋진 법입니다.



시끌벅적한 술자리를 줄이는 일은 나를 지키는 시작입니다. 십 년 뒤 당신 곁에 남아 있는 것은 화려한 술잔이 아니라, 꼿꼿하게 서 있는 당신의 건강한 몸이기 때문입니다. 사람 관계 또한 그렇습니다. 많은 사람 속에 섞여 소모되기보다, 마음 편히 기댈 수 있는 소수의 사람과 깊게 교감하는 것이 삶을 훨씬 평온하게 만듭니다.



자식의 인생에 너무 깊이 개입하지 않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노후를 다 내어준 사랑의 끝은 고마움보다 원망으로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식의 인생은 자식에게 맡기고, 당신은 당신의 삶을 책임지는 것이 서로를 위한 최선의 예의입니다.



어제의 영광에 매달리지 마세요. 과거에 사는 사람일수록 지금의 모습은 초라해질 뿐입니다. 평생직장이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인정하고, 명함이 사라진 뒤에도 오롯이 나로서 살아갈 방법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아픈 곳이 있다면 숨기지 말고 기꺼이 돌보세요. 인내심으로 버티다 무너지면 회복은 배로 힘겨워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더 이상 미루지 마세요. 우리가 습관처럼 말하는 '나중에'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우리 곁을 떠나갑니다.


명심하세요.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젊은 순간은 바로 지금입니다. 훗날 사무치게 그리워할 오늘을 살고 있음을 잊지 마세요. 조금 더 나답게, 조금 더 단단하게 이 시간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비워낸 자리마다 당신만의 진정한 향기가 채워질 것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내 아이의 돈 그릇 키우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