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FP와 ISTJ의 만남.

극과 극 부부가 되다.

by 안미쌤

나는 'ENFP'이고, 남편은 'ISTJ'이다.


완전한 반대 성향.


외향형 vs 내향형

직관형 vs 감각형

감정형 vs 사고형

인식형 vs 판단형


어느 하나 같은 성향이 없는 우리가 연인이 되고, 부부가 되었다.


극과 극이면 오히려 잘 맞는다는 말이 있지만, 우리는 '안 맞는다.'


연애하기 전부터 "우리는 안 맞는 것 같아요~"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런데 지금은 6년 차 부부다.




외향형이었던 내가 '우울증'과 '불안장애', '공황초기증상'을 겪으며 '내향형'이 되었고, 그런 나를 어떻게든 밖으로 끌어내어 힐링을 시켜주고 싶었던 남편은 캠핑을 준비하는 '외향형'이 되었다.


항상 'TO DO LIST'를 작성하며 계획을 중요시하는 남편은 나와 결혼하면서 신혼여행부터 아무 계획 없는 즉흥여행의 맛을 알게 된 '판단형'이 되었고, 눈에 보이는 대로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던 나는 '가격 비교'라는 것을 하는 '인식형'이 되었다.


하지만, 절대 안 바뀌는 성향이 있었다.


'NF'와 'ST'


'직관형'인 나는 미래에 대한 상상력이 너무 풍부하다 못해 넘쳐서 지금도 글을 쓰며 '나 유명해지면 어떡하지~?'라는 말을 서슴지 않게 내뱉지만, 그걸 듣고 있는 '감각형'과 '사고형'의 콜라보인 남편은 '그럴 일은 없어.'라고 내 상상력을 무참이 깨버린다.


물론, 응원은 해준다. 잘한다고 해준다. 만약 내가 상상했던 일이 현실이 되면 축하해 준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는 절대 응원을 하지 않는다.

왜냐, 안 일어났으니까.


내가 어디서 주워들은 이야기로 "그렇다고 하던데~?" "이건 그런 거래~" "누가 누가 그랬대~"하면 안 듣는다.

실제 경험이 아니니까.


듣기는 하지만 머릿속에 입력을 하지 않는 게 맞는 표현인 것 같다.


그리고 어떨 때는 내가 하는 말을 '검색'한다. 진짜인지..


진짜인걸 증명하라고 할 때도 있다. 네 말은 신뢰가 안 간단다.


'아우.. 재수 없어.'


그래서 언제부턴가 나는 남편에게 말을 하지 않고, '기사링크'를 보낸다.


'직접 읽어라 이 좌식아.'라는 마음을 듬뿍 담아.


그럼 "그런 일도 있더라?~"라면서 읽었다고 표현한다.


'고오~맙습니다. 하하'




'감정형'인 나는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는 지독한 'T'의 성향을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리여리한 'F'다.


내 말에 공감해 주길 바라고, 우쭈쭈 해주길 바란다.

(애들한테나 그렇게 할 것이지.. 난 역시 모순덩어리다.)


하지만, 남편은 공감이 안되면 절대 공감을 안 한다.


하나의 일화로 내가 운전을 하던 중, 옆 차가 깜빡이도 없이 갑자기 칼치기를 하는 바람에 열이 받아 "어쩌고 저쩌고 미친 거 아니야?~~~"라면서 열을 올리면서 "봐봐, 저건 너무한 거 아냐?~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인데 나 혼자 열받는 거야?~"라고 물으면 우리 'F'는 '사실보다는 감정'을 공감해 주길 원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이 'T'란 작자는 "휴대폰 하느라 못 봐서 뭐라고 말을 못 하겠는데?~"란다.


'헐...'


어쨌든 와이프가 놀랐고, 그거에 열이 받아 팔짝팔짝거리고 있는데, 못 봤으니까 말을 못 하겠다고???


처음엔 정말 이해가 안 갔다.


그냥 공감해 주면 되지, 내가 사실관계가 중요한 법정에 서있는 것도 아닌데, 너무한 거 아닌가 생각했다.


그때 남편이 이야기했다.


"난 내 와이프가 남한테 너무 감정적으로만 대하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순간, 머리에 삐~ 소리가 울리는 것 같았다. 모든 생각 회로가 멈춘 느낌이랄까.


그렇다. 나는 너무 감정적인 게 문제다.


그런데 내 남편이 그런 나를 옆에서 조금씩 잡아주고 있었던 것이다.


'3초만 멈춰봐.' '숨을 좀 크게 쉬어봐.' '감정을 추스르고 이야기를 해봐.'

라는 말들로 나라는 사람을 어른으로 만들어주고 있었다.




부부가 되어 서로가 조금씩 맞춰지고, 변해간다.


그렇기에 성향이 달라도 서로 이해하며 살아간다.


나만 상대방이 달라지길 바라는 게 아니라, 나부터 달라져야 하는 걸 알았다.


30년 넘게 서로 다르게 살았던 우리가 6년 만에 찰떡궁합이 될리는 없지 않은가.


그렇게 우리는 오늘도 투닥거리며 서로를 이해하려 애쓴다.


앞으로도 살아가야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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