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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미쌤 Nov 14. 2024

나롱이에게 보내는 두 번째 편지.

나롱아, 너무너무 보고 싶어.

나롱아, 안나롱.


매일 일어났을 때, 출근할 때, 퇴근할 때, 자기 전.


너의 사진을 어루만지며 "잘 잤어? 잘 놀았어? 맛있는 거 많이 먹었어?" 하며 안부를 물어.


니가 꼭 듣고 있을 것만 같아서 인사를 안 할 수가 없어.


인사를 안 하면 나롱이가 서운해할 것 같아서.. 모르는 사람이 볼 때는 "왜 저래"라고 할 수 있는 행동들을 하게 돼.




니가 떠난 후, 니가 자주 누워있던 자리 이불 밑에서 강아지 인형을 발견했어.

내 곁에 있는 1년 동안 왜 몰랐는지.. 진작 알았으면 그 인형에 너의 냄새가 묻어났을 텐데..


그래도 너의 냄새는 없지만, 어찌나 너를 안았을 때 느낌과 비슷한지.. 매일 끌어안고 자고 있어.


사실 완전한 강아지 모양을 갖춘 것도 아닌.. 강아지 옆모습 쿠션인데 말이지..


하루는 그 인형을 품에 꼬옥 안고 너와 함께 걷던 공원을 산책했는데.. 사람들 시선 따위는 신경 쓰이지 않았어. 너와 함께 걷는 것 같은 느낌을 느끼며 몇 바퀴를 걸었는지 몰라.


그 정도까지는 이해하지 못하는 형아도 그날은 "그래~ 같이 걷자"하며, 인형을 끌어안고 걷는 누나를 이해해 줬어.


이런 게 가족인가 봐.

가족이기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해도 받아들이고, 같이 공감하려 노력하고, 같이 슬픔을 나누는 건가 봐.




우리 나롱이도 강아지별에서 누나 지켜보면서 많이 힘들지?


누나가 잘 지내고, 행복해야 하는데..

자꾸 나롱이 생각하며 자책하고 울기만 해서 미안해..


그래도 나롱이를 보러 가는 날에는 안 울려고 노력하는데, 돌아오는 차 안에서 혼자 너무 힘들어서 그만 울어버리곤 해.


행복한 추억만 떠올려야 하는데 아직은 그게 참 어려워.


그래야 나롱이가 누나 꿈에 나타날 수 있다고 했는데.. 그치?


나롱이가 많이 보고 싶은데..

그래서 행복한 추억만 떠올려야 하는데..


아직은 보고 싶은 만큼 너무 슬퍼서 자꾸 울게 돼..


미안해. 나롱아.


조금만 기다려줘.. 나롱이가 곧 꿈에 찾아올 수 있게 누나가 잘 견뎌내 볼게..




아참, 사진 잘 받았어!!


우리 나롱이 강아지 친구 한 명도 없었는데.. 벌써 그렇게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어?~

너무 멋진데?!!


누나가 소개해준 친구들 다 만났네?~ 아고 기특해. 우리 똑똑이 누나가 한 말 다 기억하고 있었다 그치..


친구들 보호자님한테도 전해드렸어~

아직 못 보신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 다 보시고 나롱이에게 너무 고맙다고 했어!


우리 나롱이 아주 큰 일 한 거야.

잘했어 누나 보물.


우리 나롱이는 이제 아프지 않은 그곳에서 항상 행복해야 해!

누나도 잘 살다가 나중에 나롱이 꼭 찾아갈게!


우리 그때는 절대 다신 헤어지지 말자..^^


사랑해. 안나롱. 누나보물.
보고 싶어 너무너무.


누나 다리가 최고 편해.


누나 껌딱지.


이 정도면 누나 cc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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