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않은 길

꿈속에서

by 혜솔

그때, 엄마가 날 찾아왔어

바람을 껴안고 숨쉬기도 힘들었던

그 밤에


엄마는 내 손을 잡아끌었어

가자, 내가 있는 곳으로

표정도 없이 끌어당기는 그 손

검은 그림자였어, 순간

꿈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래도 있는 힘을 다해 뿌리칠 수밖에 없었어

따라가면 안 된다는 철통같은 생각으로

온몸에 힘이 빠질 즈음

아이들의 얼굴이 내 가슴 위로 엎어졌어

그제야 엄마는 내 손을 스르르 놓으며

그렇게 사는 것은 사는 게 아니란다, 얘야


결국 엄마는 돌아서며 말했어

차라리

소리를 지르라고

목 놓아 울부짖으라고


아이들을 부둥켜안은 채

한참을 흐느끼다 눈을 떴지

비로소 길게 숨을 내쉴 수가 있었어

삼십팔 킬로그램의 몸뚱이가 젖고 있는

우울의 터널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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