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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솔 Aug 18. 2024

행복을 짓는 손

이오두막을 떠올리며

산골마을에 살던 그때

먼저 자연과 하나 된 여인이 있었어

씀바귀꽃을 잘 그리고  

황토흙으로 옷감을 물들이며

야생화를 키우며 사는 여인

  

어느 날, 우연히 들른 그녀의 집에서

그녀가 바느질하는 모습을 보았어

하얀 면 기저귀천을 여러 장으로 잘라

네모 반듯이 접고  

가장자리를 꼼꼼히 시침하더니

빨간 채송화 한 송이를 살포시 수놓더라

기저귀천이라 부르기엔  

너무도 고운 물건과 투박한 손길  

무엇에 쓰려나 물었더니  

부엌에 걸어둘 행복이란다  

물기 있는 그릇 닦아줄 행복이란다

  

그녀의 토방에서 만들어진 행복을

선물로 한 장 받았네

눈물 흘릴 일이 있다면

그 눈물 닦아줄 행복일 수도 있겠다 싶었어


나는 그 행복을 가방 속에 넣어가지고 다녀

그녀의 투박한

손 그림자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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