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이 차도 위로
마트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로리는 유아차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종알종알 말이 많다.
신호등 앞에서 멈춰 섰다. 그때 바람이 쏴아 하고 지나간다.
길 건너 공원길에서, 가로수가 떨군 나뭇잎을 몰고 차도 위로 굴러온다.
자동차가 지나가지 않은 잠깐동안 플라타너스 마른 잎이 무리 지어 도그르르르....
바사삭! 소리를 내며 일제히 구르는 그 광경이 이색적이었다.
로리가 소리쳤다.
"힐머니! 저기 좀 봐요! 바람이 밀어줘서 바퀴가 없는데도 잘 굴러가네?"
그렇다. 바람이 잠깐 밀어줬는데 어디선가 굴러온 마른 잎들이 바퀴 달린 자동차보다 더 많이, 더 빠르게
굴러가고 있었다.
신호가 바뀌어 횡단보도를 건너는 중에도 로리는 굴러가는 나뭇잎들을 보며 까르륵까르륵
구르는 나뭇잎처럼 웃어댄다.